최고은의 음악여행, 함께 떠나보실래요?
최고은의 음악여행, 함께 떠나보실래요?
2016.09.23 11:37 by 최태욱

“이제 겨우 ‘나 음악한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싱어송라이터 최고은(34)씨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데뷔한지 6년. 이미 7장의 앨범을 냈고 지난 2014년부터는 2회 연속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공식초청을 받기도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것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6월,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최고은. 페스티벌에서 가장 큰 존(zone)인 ‘실버 헤이즈(Silver Hayes)’에서 대표곡인 ‘에릭송’을 비롯, ‘아리랑’과 ‘뱃노래’등으로 한국의 정서를 전달했다.

판소리 소녀의 목소리, 전 세계에 울리다

지난 20일, 언더스탠드에비뉴(서울 성동구 성수동) ‘브리너’에서 만난 최고은씨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뮤지션이다. 지난 2012년 독일의 음반사 ‘송즈앤위스퍼스(Songs & Whispers)’의 초청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벨기에를 오가며 23회에 걸친 유럽투어를 펼쳤고, 이듬해 일본에서 열린 ‘Asia Versus’(한국‧일본‧대만‧인도네시아 등 4개국 싱어송라이터 대상 오디션 대회)에서 우승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2014년엔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공식초청을 받았다.

“운이 좋았어요. 울산에서 제 공연을 본 외국인 디렉터가 공연 후 ‘CD를 받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 분이 글래스톤 베리에서 가장 오래된 감독이셨고요.”

우연한 기회라고 했지만, 우연히 들어도 귀에 꽂힐 만큼 매력적인 음색을 지녔다는 얘기. 잠시 그녀의 몽환적인 목소리를 감상해보자. 

 

 

최고은의 ‘Ordinary Songs’

해외 활동이 잦고, 대부분의 발표곡이 영어 노랫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파’일거라 추측하기 쉽다. 하지만 그녀 음악의 뿌리는 더할 나위 없이 ‘한국적’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무려 10년간 판소리를 배웠다.

“남도소리를 했어요. 서편제를 보셨으면 알겠지만, 한이 많은 소리죠. 덕분의 저만의 감성이 생긴 것 같아요. 글래스톤베리 디렉터가 그러더라고요. 수많은 해외 뮤지션의 음악을 들었지만 내 보컬은 진짜 ‘네 것’인 것 같다고요. 특히 영어발음은 절대 고치지 말라던데요.(웃음)”

최고은씨는 한국적인 정서를 영어 노랫말에 담아 전달한다.

나의 음악활동은 두려움을 떨쳐내는 과정

“10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지만, 원래 꿈은 가수가 아니었다. 대학에선 프랑스 문화와 여성학을 전공했다. 대학 내내 밴드생활을 했지만, 그저 취미에 불과했다. 틈틈이 만든 자작곡을 버리기 아까워 친구들에게 하나둘 선물했던 게 계기가 됐다. “음반 하나 내면 어떻겠냐”는 제안까지 이어졌던 것.

“제 노래에 영어가 많은 이유도 그래서에요. 친구 줄 생각으로 친구를 위한 가사를 썼는데, 속마음을 한글로 전하려니 부끄럽더라고요. 그래서 영어로 바꿨죠.”

우여곡절 끝에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됐지만, 자신의 음악에 확신이 없는 건 여전했다.

“자신이 없었어요. 국악을 하고, 밴드보컬을 했지만, 정식으로 작곡을 배운 건 아니니까요. 솔직히 감추고 싶었던 적도 많았고요.”

소심함에서 비롯된 영어 가사는 뜻하지 않게 해외 관계자들이 최고은을 눈 여겨 보는 무기가 됐다.

모든 고민은 결국 음악으로 풀렸다. 자신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관객들이 하나둘 늘면서, “스스로 감동을 받는 음악을 열심히 만들면, 다른 사람들도 감동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생겼다. 수십 만 명이 모이는 글라스톤베리에서의 경험도 크게 한 몫을 했다.

‘표현할 수 있는 범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도 그래서다. 스스로, 그리고 듣는 이를 감동시키기 위한 도전엔 장르나 무대의 경계가 없다. 실제로 최고은의 음악은 다채롭다. ‘오디너리 송즈’같이 대중적이고 편안한 음악이 있는가 하면, ‘몬스터’나 ‘스톰’처럼 락(Rock)적인 느낌이 강한 곡도 있다. ‘러브’같은 곡은 재즈와 포크 경계에 위치한다.

“힙합만 빼고 다 해본 것 같아요. 힙합도 안한다는 보장은 없죠.(웃음)”

최고은씨는 “관객들로부터 얻는 용기가 자유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글라스톤벨리의 감동을, 미르숲에 옮긴다

최고은씨는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오는 9월 27일, 두산아트센터에서 첫 막을 올리는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의 음악감독을 맡은 것. “내가 느끼는 극 안의 이미지를 음악적으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24일에는 글라스톤벨리의 감동을 다시 선보일 수 있는 무대도 준비 중이다. ‘자연과 어우러질 때 가장 멋스러운 목소리’라는 평가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충북 진천의 미르숲. 2016년 미르숲 음악회 ‘블룸블룸(bloombloom)’의 6번째 주자로 나선 것이다.

“미르숲 음악회는 자연과 지역민들, 그리고 음악과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무대에요. 산책하시는 분들과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로 꾸려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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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108ha의 미르숲은 현대모비스와 진천군청, 자연환경국민신탁이 함께 조성하고 있는 숲으로,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를 복원하는 등 숲이 간직해 온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는 곳. ‘블룸블룸(bloombloom)’은 힐링과 여행을 테마로 한 음악회로 현대모비스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돼, 무료로 우리나라의 실력파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는 무대다. 오는 10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초평호를 배경으로 6개월 동안 12팀의 뮤지션들과 함께 음악여행을 떠난다.

 

/사진: 최고은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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