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것인 듯, 새것 아닌, 새것 같은 거 찾으세요?
미개봉새제품만 찾는 유통계의 이단아, 미새하우스
새것인 듯, 새것 아닌, 새것 같은 거 찾으세요?
2017.11.24 17:11 by 이창희

합리적 소비자라 자부하는 당신, 원하는 제품을 장만하기 위해 어디를 찾을 것인가. 교환·환불이 용이한 백화점? AS가 확실한 서비스센터? 아니면 최저가를 자랑하는 인터넷 사이트? 만약 정품과 모든 조건이 같은,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새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그런 곳이 있냐고? 실제로 존재한다. ‘미개봉 새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미새하우스(misaehouse.com)’다.

뜻하지 않은 득템(?)으로 혹은 불필요에 의해 아직 열지 않은 새 상품

 

| [FIRST trigger] 유럽에서 만난 ‘공유경제’… “to be a white reseller!”

지난 8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신호철 미새하우스 대표를 만났다. 지난해 같은 공간에서 이뤄졌던 스타트업 멘토링 프로그램 출신인 신 대표는, 올해 1월 ‘최저가 미개봉 새제품몰’을 기치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결혼과 함께 회사를 그만두고 신혼여행을 석 달 넘게 다녔어요. 숙박 때문에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면서 공유경제 개념에 눈을 떴죠. 나에게 남는 것을 공유해 남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신 대표의 회상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공유경제에 관한 공부에 매진하던 어느 날 노트북을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중고제품 거래 사이트를 전전하다 ‘미개봉 새상품’의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중고XX’, ‘번개XX’ 등의 사이트에선 실제 중고 물품 외에도 포장을 뜯지 않은 새 제품들이 심심찮게 거래되고 있었던 것.

미새하우스는 이 같은 거래의 중심에 터를 잡았다. 선물이나 경품 등의 경로로 제품을 입수했지만 필요치 않아 매물로 내놓고 싶은 이들, 중고보다는 새 제품을 구입하고 싶지만 금액이 부담스러운 이들의 ‘오작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 ‘착한 리셀러(reseller)’를 추구하는 미새하우스의 시작이다.

신호철 미새하우스 대표

 

| [FIRST trouble] “가격 경쟁력과 공급 불충분? 온라인 특성 먼저 파악했죠”

이쯤 되면 적잖은 이들이 의문을 품는다. ‘가격 경쟁력’에 대해서다. 새 상품에 준하는 제품을 내놓는 이들은 정가에 가까운 금액을 받기 원하고, ‘미새’를 구입하기 원하는 이들은 정가보다는 1원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받고 싶기 마련일터. 그 틈새에서 수익 창출이 얼마나 가능할까.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경로가 얼마든지 있어요. 소위 정보의 비대칭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거죠. 그리고 통상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금액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거래과정에서 금액을 둘러싼 논쟁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 최신 노트북이 백화점에서 180만원이고 인터넷 최저가가 140만원 정도라고 하면, 미새하우스에서는 12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온라인 거래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한 점도 먹혀들었다. 실제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 미개봉 새상품 거래가 종종 이뤄지긴 하지만 직접적인 거래에 부담을 느끼는 여성들이 상당수다. 이들에게 미새하우스는 확실한 ‘장터’로 기능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미새하우스가 현재 집중적으로 거래하는 품목은 생활가전 제품이다. 여성 수요가 많으면서도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어 거래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특징이 있다.

 

| [FIRST join] 시작은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미새하우스는 신 대표를 포함, 총 6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 대개의 스타트업이 뜻을 함께하는 몇몇이 의기투합하는 것과 달리 미새하우스는 신 대표를 중심으로 조직화됐다. 실제로 신 대표는 자신의 친동생과 친구, 지인 등을 규합해 팀을 만들었다. ‘사람은 알 수 없다’는 그의 솔직한 인사 철학에서 기인했다. 그는 초창기 스타트업들이 구성원 간 사소한 의견 충돌 등으로 몰락하는 경우를 수없이 지켜봤다.

신 대표는 “현재 직원이 100명이고 101번째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라면 공고를 냈을 것”이라며 “지금 단계에서는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 혹은 ‘나를 떠나거나 배신해도 괜찮을 사람’에 초점을 맞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는 창업 준비 단계부터 적용됐던 철학이다. ‘잘하는’ 사람보다, ‘잘 맞는’ 사람을 찾으려 줄곧 노력했던 이유다.

미새하우스 홈페이지 메인화면(좌)과 사무실에서 주문을 기다리는 ‘미개봉새상품’

 

| [FIRST outcome] “도전 자체가 수확… 이제는 방향성”

미새하우스는 지난 10개월여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쿠팡이나 지마켓, 11번가 등과 같은 ‘공룡’들이 우글대는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는’ 중이다.

“운이 정말 좋았어요. 덕분에 역량 이상의 성과를 냈죠. 하지만 내년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미새하우스의 사업 형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확장 범위는 얼마나 계획해야 할지 여전히 고민 중이죠.”

신 대표는 몸을 낮추면서도, “올 한 해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가 꼽은 최대 성과는 ‘도전에 착수한 것’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판단력을 획득한 것’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1년은 긴 시간이다. 회사가 수차례 무너지고 일어서기에 충분한 기간을 미새하우스는 묵묵히 버텨냈다. 그들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미새하우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고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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