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고 나면 조금 나아질 줄 알았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어느 정도 베끼다 보면 스스로의 것을 창조할 줄 알았죠. 하지만 세계 1, 2위를 다투는 위치에 올랐음에도 그 기질은 좀처럼 변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他们说, 그들의 시선
13억 인구의 중국. 정말 의아하면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은 단체 스포츠에서 열세를 면치 못한다는 점. 그래도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스포츠가 있다. 바로 농구. 타고난 체격이 곧 강점인 농구는 중국이 내세우는 국기(國技)다. 미국 프로농구(NBA)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중국에서는 퇴근 시간에 맞춰 그날 진행된 NBA 경기를 뒤늦게 시청하는 것이 취미인 이들이 많다. 미국 현지에서의 저녁 경기는 중국 시간으로 이튿날 오전 시간에 생중계되고, 오후에 결과가 나오기 때문.
그렇기 때문인지 중국 남성들의 경우 대부분 NBA 경기를 즐기고, 좋아하는 팀 한두 곳 즈음은 당연히 있다. 그들을 응원하는 것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곤 한다. 최근에는 여성 팬들도 증가하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우승을 거머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에이스 ‘스테판 커리‘의 곱상한 외모는 여성들을 TV 앞으로 불러들였다.
실제로 커리는 중국의 각종 유명 휴대폰 광고부터 춘절과 중추절 등 고유 명절마다 중국 방송에 얼굴을 비추는 NBA 간판스타다.
중국판 ‘나이키‘로 불리는 ’안타‘ 역시 다수의 NBA 스타를 모델로 고용해 전국 31개 성에서 홍보를 진행 중이다.
| 她说, 그녀의 시선
이렇듯 중국에서 농구의 위상은 다른 스포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높다. 각 지역 중고등학교마다 농구 동아리를 운영하고,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부터 농구공을 가지고 논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농구 경기를 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중고교나 대학 캠퍼스 내에 농구 경기장 시설이 우수한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저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유명 NBA 스타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인에게 농구는 누구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깊숙하게 자리 잡은 스포츠다.
중국 농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은 야오밍(姚明)이다. 엄청난 신장을 활용한 그의 플레이는 NBA에서도 어느 정도 통했다. 그는 NBA 진출 초기 현지 언론으로부터 ‘동양의 겁 많은 거인’이라는 유쾌하지 못한 별명을 얻었으나 곧바로 적응에 성공, 엄청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결국, 그가 뛰었던 NBA 휴스턴 로케츠에서는 지난해 그의 등 번호였던 ‘1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고 그를 명예의 전당에 등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농구에 대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중국이지만 뜻하지 않게 세계적 비난거리가 된 사건 역시 농구 때문에 발생했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은 우사인 볼트도, 버락 오바마도 아니다. 바로 전직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다. 그런데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조던이, 그것도 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중국에서 고초(?)를 겪는 중이다.
최근 중국에서 조던의 이름을 딴 스포츠 브랜드 ‘치아오딴’이 수천억원 대의 부당 이익을 취했기 때문. 이들은 조던의 사진과 이미지를 팔아 불법적으로 자산을 불렸다.
조던 측은 브랜드명 사용 중지 소송을 제기했으나 중국에서 벌어진 1~2심 모두 패소했다. 지금까지 5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치아오딴’ 브랜드 측과 나이키, 그리고 조던의 변호인까지 합세해 기나긴 법정 투쟁을 진행 중이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른 건 중국 내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조던 변호인 측의 지속적인 항소에도 법원의 대답은 한결같이 ‘기각’이다. 세계 각국의 유명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상표법 또는 저작권법 남용 탓이다.
실제로 중국의 저작권법과 상표권, 특허권에 대한 인식 수준은 매우 낮다. 재산권이 엄연히 존재하는 고유 상표를 무분별하게 도용하는 업체들도 문제지만, 이 같은 작태에 경각심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의 태도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날에도 중국 각지의 공장에서는 세계 유명 브랜드들을 모방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시장조사와 전략 수립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대신, 기존의 인기 브랜드를 베끼기 급급한 중국 기업들. 그리고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폐쇄적인 법과 제도로 보호하기에 급급한 당국. 그저 많이 팔아 이윤만 남기면 된다는 비루하고 천한 의식이 자국의 앞날을 어떻게 가로막고 있는지 깨달을 날이 과연 오기는 할까.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