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마윈을 찾아서, ‘후난성 타스킨’ 방문기
제2의 마윈을 찾아서, ‘후난성 타스킨’ 방문기
2018.03.23 18:25 by 제인린(Jane lin)

 

#‘바로 여기, 창업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 있다’

중국 최고 스타트업 플랫폼 ‘헤이마(黑馬)’가 자신들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문구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촌 창업골목 중심부에 위치한 ‘헤이마’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개발 전문회사다. 2018년 상반기 기준, 베이징 중관촌 일대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관 및 기업의 수는 약 60곳. 이 중에서도 헤이마가 운영하는 ‘헤이마슈에위엔(黑馬學院)’은 첫 손에 꼽힌다.

베이징 하이덴취 중관촌 창업 특구에 소재한 ‘헤이마 슈에위엔’의 모습.

특히 2013년부터 스타트업들의 모임 ‘헤이마후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총 1만개의 업체와 100만명의 창업자가 등록돼있다. 그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만 약 610억위안(10조273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거대제국이라 불릴 정도의 스타트업 양성기관 ‘헤이마’가 주목하는 창업 특구가 바로 후난성 창사에 있다.

 

| 새롭게 부상하는 남방 최대 규모 ‘타스킨 촹예따지에’

지난 2015년 문을 연 창사 ‘타스킨(TASKIN) 촹예따지에(创业大街)’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몰려드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후난성 창사에 소재한 ‘더쓰칭 창사창업기지(德思勤長沙創業基地)’.

주로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1선 대도시 대신, 2선 도시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남방지역의 20~30대 청년들이 이 지역을 찾는다. 실제로 창사 시 정부가 지난 2015년 조성한 ‘더쓰칭 창사창업기지(德思勤長沙創業基地)’ 일대는 일명 ‘마윈 따지에(马云大街)’로 불릴 정도로 제2의 마윈을 꿈꾸는 이들이 몰리는 상황이다.

약 9천만명이 거주하는 후난성의 성도 창사 시에서 남쪽으로 치우친 지역에 소재한 창사창업기지는 창사 지하철 1호선 성정부(省政部)역에서 하차 후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자리해 있다. 비교적 시내 중심지에서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청년 창업가들이 입주할 시 저렴한 가격대에 사무실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실제로 창사는 대중교통 완공 비율이 비교적 낮은 2선 도시다.(현재 1, 2호선 개통) 이 때문에 이곳에 입주한 창업가들의 상당수는 정부에게 무료 또는 저가로 분양 받은 아파트에서 거주한다. 30층 규모의 호텔식 레지던트의 가격이 월세 20만원 수준에 불과한데, 이는 시세의 3분의 1 수준으로, 창업 기지에 입주한 창업자들에겐 굉장히 좋은 유인책이 된다.

필자가 직접 찾은 이곳의 첫 인상은 가히 놀라웠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선 대도시와 비교해 그 규모와 수준이 작을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30층 높이의 마천루와 길게 뻗은 오피스들은 마치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연상케 했다.

20~30층 높이 건물 총 10곳으로 구성된 창업기지에는 현재 200곳의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 모두 1990~2000년대 출생한 청년들이 운영하는 기업으로 IT, 신기술 에너지, 친환경 기술 등을 연구하는 업체들이다. 더욱이 지난 2016년, ‘헤이마’가 이 일대에 약 50억위안(약 890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며 현지 언론의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 과감한 투자, 스타트업의 지형도 바꾼다

일련의 활동은 창사 시 소재의 후난대, 중난대, 창사이공대 등에서 배출한 인재의 유치로 이어졌다. 실제로 과거에는 이 지역 일대에서 졸업한 4년제 이상의 고급 인력이 곧장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등 1선 대도시로의 유출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까지 지적되기까지 했었다. 시 차원에서도 이 같은 청년 유출 문제를 방지하고 자체적인 지역기업 양성 차원에서 이 일대의 창업 열풍을 지속적으로 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후난성 정부는 창사를 포함한 후난 일대의 시, 현, 구 등에 빠르면 2020년까지 최소 1곳 이상의 창업 혁신단지를 추가로 건립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대학과의 교류를 유도하고, 정부와 민간 투자 규모를 증가시키겠다는 것. 이 같은 청사진의 결과는 최근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노동과학연구소가 펴낸 ‘중국 청년 창업 현황 보고서’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이징, 상하이는 물론 충칭, 난징, 항저우, 창사 등 2선 도시에 소재한 창업자 역시 절반가량(45%) 기대할 만한 수익을 창출해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고서 조사대상 창업자 중 약 62%가 초보창업자라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는 분석. 이와 함께 해당 보고서는 중국 청년의 능동적 창업에서 정책적 권장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을 점유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젊다 보니, 이 일대 거리를 메운 이들 역시 모두 젊다. 그 결과 베이징에 소재한 중국 최대 규모의 창업 특구 중관촌(中觀村)과 비견될 정도로 젊고 활기찬 모습이다. 필자가 이곳을 찾았을 땐 매우 이른 아침이었지만, 그 무렵부터 청년들의 활동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고, 늦은 밤이 돼서도 그 열기는 꺼지지 않았다. 중국을 대표하는 창업 특구로 발돋움할 날이 머지않아 보이는 이유다.

중국에선 매년 440만 곳의 스타트업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 중 일부는 10억달러 이상 규모의 유니콘(Unicorn)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최근 CB insight가 발표한 전 세계 유니콘 기업 분포도에 따르면, 총 183곳의 유니콘 기업 가운데 43곳이 중국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란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사진: 제인린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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