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주식은 자산 및 매출액에 의해 결정되며, 각국의 금융 규제기관(한국 금감원, 미국 SEC)에 의해 관리된다. 금융 규제기관들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금융질서를 확립하고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주주는 회사에서 발생한 당기순이익의 일부를 배당받으며 보통주의 경우 의결권을 가지고 있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회사는 일정 주기별(분기, 반기, 연간)로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재무상태, 경영성과, 전반적인 운영 상황과 전망을 포함하는 보고서를 제공해야 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조금 다르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프로젝트를 감시하는 기관이 부재하고, 주식회사와는 달리 경영성과나 자금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ICO는 크라우드 펀딩의 일종으로 자금을 모집하여 암호화폐를 분배하는 방식이다. 2018년 5월까지 총 537개의 프로젝트에서 137억 달러를 모집했다. 대부분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창업자가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백서(White Paper)로 수백만 달러를 모집하고 있는데, 상장된 후 프로젝트의 투자자본수익률을 살펴보면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로드맵과 같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설립자들이 약속(로드맵)을 이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떠나, 더 큰 문제는 투자자들이 토큰 자체가 아직까지 내재가치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 투자 시 벤처캐피탈과 큰손들이 전략적으로 컨설팅과 액셀러레이팅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고 200%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은 불리한 입장에 처해있다. 프로젝트에 인지도가 높은 벤처캐피탈의 로고가 게시되면 많은 투자자로부터 인정을 받고, 투자자금도 쉽게 모집할 수 있지만 실제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지 않는다.

사실 현재 암호화폐에 걸려있는 문제들은 과거 미성숙했던 주식시장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이 그대로 옮겨지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가 지적하고 조사했던 스푸핑과 워시 트레이드 또한 마찬가지다. 스푸핑 방식은 거래소에서 많은 양의 주문으로 시장가를 높인 뒤 취소하고 고점에서 매도하는 방식이고, 워시 트레이드는 특정 종목을 동시에 거래하여 볼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거래 방식이다. 아직은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가 주식시장에 비해 상당히 작고 성숙하지 않았기에 가격과 볼륨이 쉽게 조작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내부자 거래도 문제가 되고 있다.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아직은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거래소 상장 발표 전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러한 모습을 차트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로는 SNS와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통해 암호화폐가 리세일 되고 있는 문제다. 큰손은 할인된 가격으로 토큰을 구입하고 피라미드 또는 다단계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들은 Public 세일 가격보다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하락장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문제점들은 개인투자자들을 힘들게 한다. 반면 벤처캐피탈과 거래소, 암호화폐 관련 업체들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다. 암호화폐 산업이 아직 제도권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있어 워시 트레이드, 펌프 앤 덤프, 내부자 거래, 기타 시장 조작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런 문제점들로 인해 제도권 진입이 더딘 것일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