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퇴역 군인, '가상현실' 통해 인생 2막 펼치다
60대 퇴역 군인, '가상현실' 통해 인생 2막 펼치다
2019.10.23 13:46 by 제인린(Jane lin)

‘100세 시대’ ‘인생 2막’이란 말이 회자되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부터다. 실제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퇴직자를 위한 취‧창업 프로그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 소개할 ‘장자오종(张召忠, 67)’씨도 두 번째 인생으로 창업자의 길을 선택해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장 씨는 평생을 해군에 몸담았던 퇴역 군인이다. 그는 지난 2013년 제대 직후 집 근처에 있는 VR 게임방에서 여가 시간을 보냈는데, 이를 창업 아이템으로 연결시킨 케이스다. 2017년 7월 ‘베이징잔후커지유한공사(北京战乎科技有限公司)’를 통해 자신의 취미이자 관심사였던 VR 기술을 접목시킨 창업 아이템으로 첫 발을 내딛었고, 이후 4년 여 동안 다수의 투자 업체로부터 수천 만 위안의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지원 받는데 성공했다.  

 

퇴역 군인이자, VR 기술로 제2의 창업가 인생을 살고 있는 장자오종씨.(사진: 웨이보)
퇴역 군인이자, VR 기술로 제2의 창업가 인생을 살고 있는 장자오종씨.(사진: 웨이보)

여느 군인이 그렇듯, 장 씨 역시 재임 기간 내내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며 분주한 일상을 보냈다. 군인으로의 소임을 마친 직후 텅빈 시간을 채우기 어려웠던 이유다. 장씨는 “갑자기 주어진 긴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찾은 취미가 바로 VR게임이다. 거주하는 지역 인근에 작은 VR 체험 게임장을 찾는 것으로 일상의 지루함을 이겨냈다. 

그러던 중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VR게임처럼, 실제와 허구를 적당히 혼합한 기술을 이용할 경우, 전쟁 상황을 예측하고 미리 훈련할 수 있는 군사 용품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발상이었다. 

“중국은 IT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지원이 관대한 편이죠. 만약 정부의 막강한 투자금과 기술 지원 등이 이어질 수 있다면, 현재 미국‧러시아 등 해외 군사 선진국과 비교해 부족한 중국의 군사 시설 및 훈련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편이 될 것 같았아요. 이후 VR 기술과 군사 훈련 등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죠.”(장자오종 씨)

 

최근 중국은 VR기술을 활용한 훈련 방법이 각광받고 있는 분위기다.(사진: 웨이보)
최근 VR기술을 활용한 훈련 방법이 각광받고 있는 분위기다.(사진: 웨이보)

실제 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지난 2011년 12월 무렵부터 줄곧 프라하버러 인근 군사 기지에 VR 기술을 활용한 가상 훈련장 및 병사 훈련 시스템(DSTS:DIsmounted Soldier Training System)을 설치해 운영해오고 있다. 당시 해당 훈련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미 국방부가 지출한 금액은 무려 5700만 달러(한화 627억 원).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받으며, 특히 실제 전쟁에 반드시 수반되는 ‘보병 침투 훈련’ 대비 군사 훈련용으로 그 효과를 크게 인정받았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무렵부터 노르웨이 국방부는 일명 ‘오큘러스 리프 VR 헬멧’을 군사 훈련용 시스템에 적용, 훈련에 참가한 병사들에게 360도 가상 훈련이 가능한 영상 기술을 지원해오고 있었다. 영국 해군 역시 지난 2018년 무렵부터 AR·VR 기술력을 활용한 첨단 기기를 해군 함대에 설치했다. 

장 씨는 이 같은 VR 기술 활용 분위기에 대해 “지난해 미 국방부는 육군 군사 훈련용 VR기술 확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연간 약 4억 8천만 달러의 계약을 진행하기도 했다”면서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국방부가 최첨단 VR기기를 활용한 가상 군사 훈련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보여 준 사례”라고 진단했다.

현재 장 씨가 개발하고 있는 VR 기술 활용 군용 사업의 핵심은 결국 비용 절감이다. 실제 군사 훈련 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부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우리의 목적은 군에서 실시되는 다수의 군사 훈련에서 마치 실전과 같은 생동감과 기동성 등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VR 이라는 가상공간에서 병사들이 보다 안전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퇴역 군인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은 장 씨.(사진: 웨이보)
퇴역 군인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은 장 씨.(사진: 웨이보)

장 씨는 자신이 퇴역 군인들의 희망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상당수 군인들이 제대 후 소일거리 없이 단순히 시간을 보낸다”면서 “이번 VR 기기 개발 및 보급 사업을 통해 더 많은 수의 퇴역 군인들에게 제대 후 새로운 삶에 이정표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 씨의 이런 바람은 일명 ‘장자오종설(张召忠说)’이라 불리며, 다수의 현지 창업 전문 잡지와 언론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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