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발표 공포증. “걱정 말아요, 그대”
여유와 집중력, 통 암기보단 흐름과 포인트 숙지로
지긋지긋한 발표 공포증. “걱정 말아요, 그대”
2020.01.21 15:34 by 김민주

투자유치를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라면, 나의 사업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발표와 피칭은 반드시 한 번 이상 경험하게 될 필수 관문이다. 사실 평범한 목적에서 진행되는 캐쥬얼한 발표도 막상 무대에 서면 떨리건만,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는 중요한 IR 발표라면? 아마 중압감이 더해져 불안과 초조함과 떨림은 배가 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실제 컨설팅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질문은 바로 “떨릴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실수를 하면 눈앞이 캄캄해져 말이 안 나오는데 이럴 때 좋은 방법 없나요?” “너무 떨려서 미리 외워둔 스크립트가 생각이 안 나요.”와 같이 발표 불안에 관련된 것들이다. 곧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면 오늘의 칼럼에 주목해보자.

 

"떨지 마요. 보는 사람이 더 떨리잖아요."
"떨지 마요. 보는 사람이 더 떨리잖아요."

| “떨릴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누구나 떨림은 있다.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 마음에 여유를 갖자. 무대에서 실수할까봐, 혹여나 일이 틀어질까봐 걱정할수록 불안감은 증폭되기 마련이다. 실패상황을 미리 예측하며 걱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자. 물론 실패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은 좋은 자세이나 그렇다고 일어나지도 않은 실패에 얽매여 긴장 지수를 높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막상 발표가 시작되면 발표자의 떨림은 생각보다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 내가 떨고 있다는 걸 청중이 알아채는 건 아닐까’ 걱정하지 말자. 적당한 여유와 배짱, 발표자가 꼭 지녀야 할 요소다.

 

| “실수를 하면 눈앞이 캄캄해지고 말문이 꾹 닫혀요.”
멘트가 꼬였다거나 멘토링 받았던 때의 스피치 포인트들을 놓쳐 눈앞이 새까맣게 변해버린다면 방법은 하나다. 잊어야 한다. 놓친 부분들을 잊고 털어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발표 도중에 나의 실수를 복기하지 말자.(*물론, 발표 후 복기하는 자세는 매우 바람직하다.) ‘아. 조금 전 부분에서 내가 멘트 하나 놓쳤는데..’ 등 실수에 사로잡혀 이미 서너 장의 슬라이드가 더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슬라이드에 의식의 흐름이 멈춰있다면. 당신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를 멘탈 아웃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90년대 중반 한창 유행했던, 상하좌우 화살표를 밟아가는 게임, DDR(Dance Dance Revolution)을 떠올려보면,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화살표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던가. 실수는 잊고 오로지 남은 발표에 몰입해보자. 5분, 7분 등 시간이 정해진 짧은 피칭이라면 더더욱 남아있는 분량 소화에 집중해야 한다.

 

다음에 내가 ‘해야 할 말’에만 집중하자!
다음에 내가 ‘해야 할 말’에만 집중하자!

| “너무 떨려서 미리 외워둔 스크립트가 생각이 안 나요.”
대본은 잠시 접어두자. 스크립트에 지나치게 함몰될 필요는 없다. 스크립트를 한 차례 써보는 것은 발표에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이를 달달달 외우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장표의 구조, 흐름을 떠올리며 각 슬라이드의 중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내용을 숙지하는 편이 좋다. 피칭을 연습할 때부터 아예 실전에서 내 멘트의 트리거(trigger)가 될 만한 키워드를 각 장마다 찾아 표시해놓고, 해당되는 단어에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체크해두면 편하다. 이후 발표 직전까지 파워포인트 내 ‘여러 슬라이드 보기’ 기능을 활용하여 전체 흐름을 숙지하며 발표 순서를 기다린다면 긴장감도 한결 덜할 것이다.

 

각 장에 이야기를 풀어 나갈 트리거를 심어두자
각 장에 이야기를 풀어 나갈 트리거를 심어두자

특별히 암기를 권장하지 않는 이유는, 문장 하나하나에 얽매이게 되면 유연함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 경우, “제가 문장을 아주 열~심히 외워왔습니다”의 느낌으로 어색하고 딱딱하게 책 읽듯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되면 청중은 발표자가 사업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는 느낌보다는 하나의 쇼를 연출하고 있다는 생각을 받을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별히 불안 수준이 높은 발표자라면 청중의 몰입을 유도하는 오프닝과 강한 여운을 남기기 위한 클로징에서 스크립트를 정리하여 외워두면 긴장된 상태에서도 중언부언하지 않고 시작과 끝에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보너스 팁) 발표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나만의 꿀 팁 하나 더. 
필자 역시 라디오 생방송에 들어가기 전 약간의 긴장을 하는 편이다. 얼굴이 나오는 TV 녹화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으나 라디오 생방송에서는 중간에 목이 잠길까 걱정이 되는 나머지 불안함이 이어질 때가 있다. 불안의 주요 증상은 침이 마르고 호흡이 가빠진다는 것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실전에서는 이중모음 등의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기 마련이다. 복식호흡 등의 장기적 훈련도 좋지만 1분 안에 빠르게 해소시키는 방법은, 단연 ‘사탕’이 제일이다. 일상생활에서 사탕을 먹게 되면 오히려 침이 많이 분비되어 말하는 데에 불편함이 뒤따르나 반대로 침의 분비가 필요한 긴장 상황에서는 우리의 구세주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발표 시작 후 3분 여 동안을 편하게 발음, 발성할 수 있는데다 안정 효과까지 있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바다.

 

 

필자소개
김민주

스타트업의 스토리가 묻어나는, 엣지(edge)있는 피칭을 위해 함께 고민합니다. 매력적인 피칭에는 디테일이 있어야 한다는 모토로, IR 피칭 컨설팅 회사 ‘디테일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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