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보여주고, 미리 결제하고… 고군분투 여행 스타트업
대신 보여주고, 미리 결제하고… 고군분투 여행 스타트업
2020.07.07 13:21 by 이창희

전 세계 하늘길이 꽁꽁 묶여버린 지도 수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날씨 좋은 봄철과 여름 휴가철 성수기는 빈손 장사가 됐고,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크고 작은 여행 관련 기업들이 쓰러져 나가는 가운데, 기민하고 신속한 대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하는 이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강변하는 스타트업들이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시국을 돌파할 해법을 이들에게서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을 묶어버린 코로나19.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을 묶어버린 코로나19.

┃동영상 플랫폼으로의 화려한 변신, 핫써니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처음 문을 연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핫써니(대표 한정민)’는 엄청나게 빠른 성장 속도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창업 3개월 만에 월매출 1억원을 돌파했고, 반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 신용보증기금의 투자도 유치했다.

이를 발판으로 전 세계 50개 도시를 대상으로 1만개가 넘는 여행 상품을 판매했고, 현지 특화형 서비스를 개발해 생생하고 입체적인 여행지 정보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 초 갑자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이용자가 대폭 줄어들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내놓아도 사람들이 예전처럼 해외로 나갈 수 없으니 달리 방도가 없었다.

그렇다고 대책 없이 손 놓고 앉아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핫써니는 짧은 동영상 클립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 세계 여행지의 체험영상을 18초짜리 비디오로 공유하는 플랫폼 ‘쿨피(COOLP)’를 준비 중이다.

 

18초 동영상에 여행지의 모든 정보가 담겼다, ‘쿨피’(사진: 핫써니)
18초 동영상에 여행지의 모든 정보가 담겼다, ‘쿨피’(사진: 핫써니)

부담 없이 볼 수 있고 SNS를 통해 공유가 손쉬운 짧은 동영상을 통해 위치와 주변지역의 놀거리와 먹거리를 지도에 나타내준다. 여행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고 무엇보다 흥미를 끌 수 있어 자칫 떠나갈 수 있는 사용자들의 발길을 붙들고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해외여행길이 다소나마 열릴 기미를 보이면서 쿨피에 대한 관심도 점점 더 늘고 있다. 때마침 해외 투자 유치가 이뤄지면서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글로벌 서비스도 개시할 예정이다. 국내 서비스 출시도 임박했다.

 

┃“미래의 여행, 미리 팝니다” 공장공장
지금 당장은 여행이 어렵지만 언젠가 재개될 미래의 여행을 미리 판매하는 스타트업도 눈길을 끌고 있다. 전라남도 목포에 자리 잡은 혁신 스타트업 ‘공장공장(공동대표 박명호·홍동우)’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0명일 때까지 판매를 진행하는 프로모션 여행 ‘미리 팝니다’를 전격 공개했다.

‘미리 팝니다’는 날짜 선택 없이 할인 가격에 여행을 선 구매한 뒤 코로나19 종식 선언 2주일 이내 여행 일정이 공개되는 상품이다. 세부 상품은 지방 소도시에서 편하게 즐기는 ‘놀고 먹고 사는 게 인생이라면’과 쉬어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은 작은 사회 ‘괜찮아마을’을 답사하는 ‘누구나 관람’이다.

 

코로나19가 끝나는 날, 곧바로 떠나보자.(사진: 공장공장)
코로나19가 끝나는 날, 곧바로 떠나보자.(사진: 공장공장)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요즘, 예비 여행자들에게 설렘을 제공하고 큰 위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견 재미있는 발상 정도로 넘길 수도 있지만, 이들은 사뭇 진지하다. 판매된 여행 대금을 협력 업체에 선 지급하고 좋은 콘텐츠를 가진 지역 협력 업체와 식당, 크리에이터와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다.

홍동우 공동대표는 “여행사 및 골목 상권은 휴업 및 폐업 위기에, 관련 종사자들은 고용 조정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전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행이 어렵다면 직구라도!’ 크리에이트립
과감하게 상품의 종류를 바꾼 이들도 있다. 여행과 관련한 상품을 팔기 어렵다면 다른 것을 판매하면 된다는 전략이다.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크레에이트립(대표 임혜민)’은 최근 한국 상품의 직구 대행 서비스 ‘한국직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직구를 원하는 외국인이 해외 배송이 가능한 상품을 업로드해 구매 대행을 신청하면 크리에이티브는 가격과 배송비를 포함한 비용을 알려준다. 이후 주문이 이뤄지면 상품을 구매해 검수와 배송을 대행한다.

 

한국에 오고 싶은 이들이여, 아쉬운 대로 상품 먼저!(사진: 크리에이트립)
한국에 오고 싶은 이들이여, 아쉬운 대로 상품 먼저!(사진: 크리에이트립)

크리에이트립은 국내외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통해 검증된 상품을 소개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 콘텐츠도 내놨다. SNS 구독자 수는 20만을 넘어서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임혜민 대표는 “한국직구 서비스를 영어, 일본어, 태국어까지 확대 지원할 것”이라며 “한국 인기 연예인들의 패션 아이템부터 화장품, 식품, 주방용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소개하고 직구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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