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의 혁신 동력, ‘아기유니콘’ 톺아보기
새 시대의 혁신 동력, ‘아기유니콘’ 톺아보기
2020.07.14 17:52 by 이지섭

“2022년까지 국내에서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스타트업을 20개 이상 만들어내겠다”

미래의 신성장동력인 스타트업 창업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 그 목표를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K-유니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지난 6월 19일, 수차례의 심사를 거쳐 선발된 40개사의 ‘아기유니콘’은 해당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실이다. 차세대 유니콘 후보로 선정된 이들은 어떤 혁신을 통해 다음 세대를 이끌 채비를 하고 있을까? K-유니콘 대표 주자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스타트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K-유니콘 프로젝트. 차세대 한국발 유니콘은 누가 될 것인가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스타트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K-유니콘 프로젝트. 차세대 한국발 유니콘은 누가 될 것인가 (사진:중소벤처기업부)

| 피자에도 혁신이 필요해, '고피자'
1인가구와 혼밥족들을 대상으로 1인용 화덕피자를 제공하는 ‘고피자’는 이번 아기유니콘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중 유일한 외식기업이다. 요식업 시장의 변화에 맞춰 성장한 고피자는 2016년 첫 점포를 연 후 4년이 지난 현재 전국에 80개 이상의 프렌차이즈 매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인도 벵갈루루에 지점을 오픈하며 글로벌 진출의 포석을 마련했다. 

 

고피자는 피자의 ‘패스트푸드화’에 힘쓰고 있다. (사진: 고피자)
고피자는 피자의 ‘패스트푸드화’에 힘쓰고 있다. (사진: 고피자)

고피자의 잠재력은 ‘주방’에 있다. 화덕은 다루기가 까다로워 숙련된 직원이 아니라면 이용하기 어려운데, 고피자는 자체개발한 자동화덕 ‘고븐’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전자레인지처럼 계속 돌아가며 피자 전체에 열을 가하는 고븐은 직원이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화덕피자를 ‘일정한 시간’동안 ‘일정량’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오븐 내부의 열을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온도계로 특허를 받는 등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한 편, 품질관리까지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지난 6월에는 피자가 오븐에서 나온 후 커팅, 이동되는 전후처리 과정에 로봇을 시범도입하며 제품생산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고피자에게 아기유니콘 최종선정의 영예를 안긴 결정적인 힘은 인공지능기술(AI)을 활용해 주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컨트롤하는 ‘스마트주방’으로부터 나온다. 과거 맥도날드가 햄버거의 생산시간을 단축시키는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성공한 것처럼, ‘피자계의 맥도날드’를 외치는 고피자는 스마트주방으로 그 혁신을 다시 한 번 일으키고 있다. 

 

지난 6월 고피자는 드로즐 과정에 로봇을 시범도입했다. (사진: 고피자)
지난 6월 고피자는 드로즐 과정에 로봇을 시범도입했다. (사진: 고피자)

| 버려진 터널 속 숨겨진 식물공장, '넥스트온' 
버려진 터널을 스마트팜으로 변화시키는 ‘넥스트온’도 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넥스트온은 현재 2000평 규모의 농산물 대량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86종 이상의 채소류를 재배하고 있으며, 그 생산량은 비닐하우스의 100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위치는 옥천터널로, 2002년 경부고속도로가 폐쇄되면서 16년간 방치되어 왔던 곳이다. 

 

넥스트온의 옥천 스마트팜 (사진:넥스트온)
넥스트온의 옥천 스마트팜 (사진:넥스트온)

넥스트온은 기존의 스마트팜이 가진 문제를 버려진 터널을 활용해 해결했다. 이전부터 스마트팜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어 왔지만,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팜의 규모를 키울수록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이로 인해 수익을 내기가 어려웠다. 마찬가지의 문제를 겪던 넥스트온은, 연평균 15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덕분에 온도를 조절하는 비용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는 거대한 열저장소를 발견했다. 바로 터널이다. 

이러한 터널의 특징을 활용해 스마트팜의 온도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한 편 생산량을 대폭 상승시킬 수 있는 자체기술을 개발했다. 식물생산에 최적화된 LED램프를 구현해 한 줌의 자연광도 없는 곳에서 식물을 생산해내는 방식. 여기에 농사를 지을수록 오염이 축적되는 토양문제는 100% 수경재배를 통해 해결했고, 효율성을 높이는 양액 공급 시스템도 자체개발했다. 

 

넥스트온은 버려진 터널에 대규모 스마트팜을 구축했다. (사진:넥스트온 홈페이지)
넥스트온은 버려진 터널에 대규모 스마트팜을 구축했다. (사진:넥스트온 홈페이지)

넥스트온은 자체적인 기술로 기존의 스마트팜이 지닌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생산하는 식물들은 모두 친환경 제품들로 높은 품질 역시 인정받고 있다. 현재 국내의 대형 리테일 매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넥스트온은 올해 초 수도권으로 스마트팜을 확장하며 유통구조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 게임을 업사이클 한다고? ‘코인게임즈’ 
‘버려지는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업사이클링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업사이클의 개념은 단순히 유형의 제품뿐만 아니라 무형의 서비스에도 적용될 수 있다. 업사이클의 개념을 게임에 적용한 스타트업 ‘코인게임즈’도 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코인게임즈는 과거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잊힌 게임을 발굴해서 재미요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해 시장에 재출시 한다. 게임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들은 게임을 개발한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게임 업사이클 작업에 들어가고, 이를 완료한 후 정해진 기간 동안 수익금의 일부를 받는 형태로 매출을 올린다. 사장된 게임을 되살려 시장에 선보이고, 인기를 끄는 만큼 그 몫을 나눠 갖는 것이다.   

 

코인게임즈가 업사이클링한 게임 포코롱던전. (사진:포코롱던전 앱스토어)
코인게임즈가 업사이클링한 게임 포코롱던전. (사진:포코롱던전 앱스토어)

현재 국내의 게임시장은 대형프로젝트 게임과 인디게임으로 양분화 되어 있다. 하지만 코인게임즈는 그 중간지점을 노렸고, 이들의 계획은 주효했다. 지난 3월 포스코기술투자는 코인게임즈의 혁신성을 인정하며 두 차례에 걸쳐 3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진행했다. 

 

| 신선한 고기를 부탁해, ‘정육각’ 
‘세상에서 가장 신선한 정육점’을 표방하는 스타트업 ‘정육각’도 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이들은 ‘그냥 정육점’이 아닌, 초신선 고기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 및 유통시스템을 구축한,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초신선 정육점 ‘정육각’도 이번 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사진:정육각)
초신선 정육점 ‘정육각’도 이번 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사진:정육각)

정육각은 ‘도축한 지 4일 이내의 돼지고기만 판매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축산업의 특성상 이렇게 신선한 고기를 지속적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우선적으로 고기는 복잡한 발골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축산공장을 자동화하기 까다롭다. 대기업의 축산공장들이 여전히 일일이 수작업으로 작업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또 발주량을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하는 이상,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고 고기의 신선도는 떨어진다. 

정육각은 이를 해결하고 ‘고기의 신선도’를 확보했다. 축산공장에서 작업반장의 역할을 하는 기계를 개발했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하루 발주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재고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 식중독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무게에 맞게 결제할 수 있게 하는 ‘신선페이’를 개발해 온라인으로도 오프라인 정육점 같은 구매가 가능하다. 마켓컬리가 등장한 후 새벽배송을 대행해주는 물류업체들이 생긴 것도 정육각에 긍정적인 흐름으로 작용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도축한 지 4일 이내의 돼지고기를 7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다. 정육각은 육류제품을 넘어 모든 식재료를 ‘초신선’한 상태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아기유니콘 선정으로 정육각의 사업확장은 그리 멀지 않은 일이 됐다.

 

정육각은 생산공정자동화와 유통과정축소를 통해 신선한 고기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한다. (사진:정육각)
정육각은 생산공정자동화와 유통과정축소를 통해 신선한 고기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한다. (사진:정육각)

| 말 못하는 반려동물의 건강, 일찍이 챙기세요 ‘핏펫’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빠르게 체크할 수 있는 건강검진키트를 만드는 ‘핏펫’도 이번 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2017년 설립된 핏펫의 제품 ‘어헤드’는 반려동물의 소변을 검사해 다양한 질병의 초기 징후를 파악하는 반려동물 건강진단키트다. 포도당, 백혈구, 단백질을 비롯한 10가지 항목을 검출해내고 99%의 정확도로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알려준다. 

 

핏펫의 건강검진키트 ‘어헤드’ 구성품 (사진:핏펫)
핏펫의 건강검진키트 ‘어헤드’ 구성품 (사진:핏펫)

키트는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시약막대에 반려동물의 소변을 묻힌 뒤 비색표에 올려 ‘핏펫앱’으로 촬영만 하면 앱이 이를 분석해 결과를 알려준다. 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하며 발전하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영상처리가 가능하며 정확도도 높다. 해당 키트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동물용 의료기기’로 공식인증을 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지난 6월 핏펫은 유전체검사기업인 테라젠바이오와의 협약을 통해 반려동물의 장내 미생물을 검사할 수 있는 키트개발에 돌입하며 제품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간편한 검사방법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펫펨족(펫과 패밀리가 합쳐진 신조어)’을 사로잡은 핏펫은 현재 고공행진 중이다. 설립 당해 5억원이었던 매출은 1년만에 77억원으로 성장하며 15배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이번 아기유니콘 선정은 핏펫의 폭발적인 성장에 날개를 달아 그 속도를 배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소개
이지섭

배우며 쓰고 쓰면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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