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의 K-유니콘 프로젝트, 가능성과 한계를 묻다
중기부의 K-유니콘 프로젝트, 가능성과 한계를 묻다
2020.07.14 17:56 by 이지섭

중소기업벤처부가 K-유니콘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국가 대표 스타트업의 발굴‧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자금 투입과 제도 개선 등의 세부 추진안도 마련됐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이 그 신호탄인 셈이다.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지닌 회사를 뜻하는 유니콘은 그야말로 스타트업의 정점이다. 정부의 목표인 ‘벤처 4대 강국’으로 가는 길에 징검다리가 되어주기에 충분하단 얘기다. 

 

특명 ‘K-유니콘을 찾아라!’
특명 ‘K-유니콘을 찾아라!’

스타트업 필드의 많은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방향성은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스타트업 지원 분야의 전문가 A씨는 “정부의 정책은 정부의 의지와 다름없는데,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시장의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크 기반 엑셀러레이터에서 활동하는 B씨 역시 “우리나라는 스타트업 문화와 역사는 아직 일천한 편”이라며 “민관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가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대보단 우려의 시선이 많다. 가장 먼저 실효성 부분이다. 엑셀러레이터의 대표 C씨는 “프로젝트의 스타트를 끊은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을 보면, 기업 당 최대 169억원을 지원하는데 대부분 융자라 실제로 지원해주는 현금은 3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이미 100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은 기업이 대상인데, 여기에 3억원을 얹는다고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쪽 스타트업 전문가 D씨는 중국의 사례를 들었다. “정책적 혹은 전략적으로 초우량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발상에서 일견 중국의 행보를 연상할 수 있지만, 우리와 중국은 내수 시장의 크기와 정부의 추진력 등에서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외면적인 가치보다는 지속가능하게 국가경쟁력 제고를 이끌 수 있는 내실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A씨는 “유니콘은 결국 기업가치를 담은 담론”이라면서 “무분별하게 가치를 올리는 것에만 집착하다보면, 해외 투자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중국의 스타트업들을 따라하게 되는 꼴”이라고 했다. 이어 “유니콘이 가진 상징성에 집착하지만 스타트업과 유니콘은 엄연히 별개의 존재란 것도 사실도 숙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유니콘이든 데카콘이든 결국 시장이 만드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정부는 그들의 야심찬 행보에 방해물이나 걸림돌이 없도록 입체적인 조력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A씨는 “스타트업은 역동성과 속도가 생명인 분야”라면서 “정책은 결코 이러한 시장의 다이나믹함을 따라 잡을 수가 없다”고 했다. D씨 역시 이에 공감한다. 그는 “정책을 보면 스타트업을 업력으로 구분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업력보다 테크, 콘텐츠, ICT 등으로 트랙을 나누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라면서 “행정을 위한 편의를 내세워서는 결코 변화무쌍한 스타트업 필드를 아우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B씨는 결국 시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씨는 “기업들은 정책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나아가며, 정부는 규제나 제도를 정비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보완책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시장 전체를 키우려는 노력이 가능성 있는 기업 몇 개에게 마중물을 붓는 노력보다 덜하다면 정부의 계획은 그저 선언적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이지섭

배우며 쓰고 쓰면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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