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캠핑의 시작, 캠핑플랫폼 ‘캠핀’으로부터
웹크롤링으로 캠퍼의 맞춤형 정보 제공하는 ‘캠핀’ 인터뷰
감성캠핑의 시작, 캠핑플랫폼 ‘캠핀’으로부터
2020.08.03 12:42 by 이지섭

국내의 캠핑 문화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즐거움으로 아웃도어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다. 캠핑을 즐기는 사람을 뜻하는 ‘캠퍼’는 어느덧 400만 명을 넘어섰고 시장규모 역시 매년 30% 가까이 성장하며 2조 6000억원 규모에 다다랐다. (2018, 캠핑아웃도어진흥원)

하지만 이러한 관심에 비해 관련 인프라의 발전 속도는 더디다. 캠핑장을 예약하기 위해 온라인 검색을 하면 10년도 더 된 페이지가 최상단에 노출될 정도다. 심지어 무허가로 운영되어 친절과 안전을 기대할 수 없는 캠핑장도 곳곳에 도사린다. 캠핑에 빼 놓을 수 없는 장비를 구하는 것도 문제다. 좋은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서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하고, 그나마 쓸만한 장비들은 금세 품절되기 일쑤다. 양질의 용품 정보가 폐쇄적인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유통돼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초보 캠퍼의 문턱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캠핑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Unsplash)
캠핑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Unsplash)

이런 어려움에 처한 캠퍼들에게 ‘캠핀’의 등장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모바일 앱 캠핀은 국내에 정식으로 등록된 2300개의 캠핑장과 10만개가 넘는 캠핑용품 정보를 한 곳에 모은 ‘캠핑 플랫폼’이다. 몇 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캠핑장을 예약할 수 있고, 원하는 장비의 재고현황을 ‘실시간 푸시알림’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또 영화를 추천받듯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캠핑 장비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캠퍼들은 일일이 전화해서 캠핑장을 예약하고 캠핑 장비를 찾느라 수많은 페이지를 들락거리는 수고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는 모두 “캠핑의 저변을 넓히고 건강한 캠핑문화를 만들겠다”는 캠핀의 모토가 나은 결실이다.

 

국내 최대 캠핑플랫폼 ‘캠핀’(사진: 와이즈솔루션)
국내 최대 캠핑플랫폼 ‘캠핀’(사진: 와이즈솔루션)

|웹크롤링과 캠핑의 이유있는 만남, 캠핀 
캠핀의 운영사인 와이즈솔루션은 3년 전인 2017년에 설립됐다. 증권사에서 일하던 장성식 대표는 대기업 게임회사에서 일하던 고향친구 윤재덕 CTO, 같은 회사 내 게임기획자였던 안영진 팀장과 함께 의기투합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장성식 대표는 “처음부터 캠핑관련 서비스를 계획했던 건 아니었다”고 말한다. 초창기 와이즈솔루션은 ‘웹크롤링(웹상에 존재하는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기술)’ 기술을 사업화 하는데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개발한 서비스는 여행‧맛집과 같은 취미분야나 금융‧정치 등의 전문분야 정보를 자동으로 취합해 개인 혹은 기업에게 푸시 알림으로 보내주는 구독서비스로, 일종의 ‘자동화 정보수집기’였다. 간편한 관리 페이지를 구축해 개인이나 기업들이 개발자의 도움 없이도 손쉽게 정보를 취합 및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특징. 당시 개발한 정보 분석 솔루션과 푸시 전송 시스템 등으로 국내 특허 및 국제 PCT특허를 출원했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초창기 개발한 크롤링 봇은 현재 ‘요미’라는 이름으로 캠핀 앱에 활용되고 있다.(사진: 와이즈솔루션)
초창기 개발한 크롤링 봇은 현재 ‘요미’라는 이름으로 캠핀 앱에 활용되고 있다.(사진: 와이즈솔루션)

하지만 정보 크롤링을 유로로 구독하는 서비스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소 낯선 모델이었다. 이에 내부적으로 ‘피봇팅(Pivoting)’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논의를 거쳐 특정분야의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을 세분화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자체적으로 보유한 핵심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분야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기획회의를 진행하려 했어요. 그래야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죠. 가끔은 사무실 근처에 있는 숲에 가서 텐트를 쳐놓고 회의를 했는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웃도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장성식 대표)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사업의 실마리가 풀렸다. 텐트를 치고 회의를 하는 동안, 팀원들 대부분이 캠핑을 즐기고 있는 ‘캠퍼’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서로 간의 공통 관심사를 발견해내자 작업에는 속도가 붙었다. 각자가 캠퍼로서 겪어온 문제들을 그간의 노하우와 기술로 해결하는 게 그 시작이었다. 

 

이런 장소에서 회의를 하면 없던 아이디어도 샘솟지 않을까?(사진: Unsplash)
이런 장소에서 회의를 하면 없던 아이디어도 샘솟지 않을까?(사진:Unsplash)

그들이 주목한 문제는 캠핑분야의 디지털화가 굉장히 더딘 상태였다는 점이다. 캠핑 관련 앱들은 정보의 업데이트가 늦거나, 오래되어 사용하기 불편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자연히 캠핑장을 예약하거나, 캠핑 장비를 비교하는 등의 실질적인 기능도 미흡했다. 전반적인 정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던 것. 정보를 모으는 크롤링 기술로 특허까지 받은 와이즈솔루션에게 이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곧장 한국관광공사에 등록되어 있는 캠핑장 정보를 취합하고 50개의 캠핑 쇼핑몰의 정보를 모두 수집해 정리했다. 여기에 중소형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취합했다. 아울러 기존의 상품유무와 가격비교만 하는 일반적 크롤링에서 벗어나, 제품의 상세페이지와 재고현황을 역 추적하는 형태로 크롤링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품절’ 표시에 지친 유저들이 입고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와이즈솔루션은 그간 집중했던 웹 크롤링 기술을 중심축 삼아 ‘캠핀’ 개발에 돌입했다.(사진: 와이즈솔루션)
와이즈솔루션은 그간 집중했던 웹 크롤링 기술을 중심축 삼아 ‘캠핀’ 개발에 돌입했다.(사진: 와이즈솔루션)

|‘최적의 서비스’를 위한 담금질
야심찬 피봇팅을 감행했지만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베타서비스를 거치며 ‘유저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기능이 뭔지’ 고민을 거듭했고, 그 과정에서 테스트까지 마친 AR기능이 삭제되는 등 서비스가 세 차례나 바뀌기도 했다. 스스로 엄격한 기준치를 부여한 탓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지난한 과정을 겪으며 유저들과 보다 긴밀한 소통이 가능한 유저친화적인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었다. 

서비스 초기 제휴업체를 찾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제휴를 맺기 위해 연락한 캠핑장에서 “이런 전화만 하루에 수 십 통 넘게 온다”며 짜증을 내기도 했고, 공식적인 약속을 잡고 두 시간을 달려간 업체에서 10분 만에 퇴짜를 당한 경험도 있다. 장 대표는 “어떤 업체는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 ‘제휴를 맺고 나서 네이버스토어 랭킹이 떨어졌다’며 정보 삭제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문제를 겪으며 이들은 더욱 단단해졌다. 유저들이 하루아침에 ‘어제 있던 정보가 사라지는’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제휴업체와 관련된 문제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풀어나가는 한 편, 더욱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제휴 방안도 강구했다. 유저들의 경험을 ‘최적화’ 하는 캠핀의 목표를 위해선 양질의 제휴업체를 선별하고, 그들과 상생을 추구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험난했던 시기들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인기 캠핑 유튜버도 우리 앱을 쓴다고 하고, 지원사업 발표장에서 만나는 심사위원분들도 먼저 와서 ‘캠핀 앱 잘 이용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여행’ 아닌 ‘스포츠’로 거듭나는 캠핑을 위해
캠핑관련 모바일 앱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정보를 제공한다고 평가받는 캠핀이지만, 그들은 발걸음은 여전히 분주하다. ‘더 나은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사태로 많은 사람이 운집하는 캠프보다는 독립적으로 지낼 수 있는 ‘캠핑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 변화를 일찍이 파악해 8월 중 ‘카라반(이동식 주택, 차 모양으로 된 캠핑 트레일러의 상위개념)’ 카테고리를 오픈할 채비도 마쳤다.

이들이 이처럼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이유는 고객에 관한 ‘양질의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고객들의 구매데이터를 토대로 캠핑문화가 변화하는 흐름을 누구보다 빠르게 포착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캠핑 문화의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하는 동시에 스스로 캠핑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덕분에 와이즈솔루션은 이미 캠핑전문가 못지않은 인사이트를 자랑한다. 최근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려는 시도도 캠핑문화가 가족단위에서 개인단위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 예쁜 소품과 장비를 활용한 ‘감성캠핑’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 등을 파악한 인사이트로부터 나온 것이다.

 

최근에는 ‘솔로캠핑’ ‘감성캠핑’ 등이 떠오르는 추세다. 캠핀은 이에 맞는 장비추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최근에는 ‘솔로캠핑’ ‘감성캠핑’ 등이 떠오르는 추세다. 캠핀은 이에 맞는 장비추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코로나로 인해 여행업계 전반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지만, 캠핀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캠핑시장이 코로나사태를 겪으며 오히려 더욱 성장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캠핑을 ‘여행’의 틀 안에서 가두지 않으려했던 의지도 이런 자세를 더욱 굳건히 만들었다. 

와이즈솔루션은 지난 4월,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와이앤아처’의 스포츠 분야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아처스 히어로 시즌4’에 선정되면서 이러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캠핑을 여행이라는 카테고리로만 생각한다면 제한적인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캠핑이 ‘아웃도어 스포츠’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오히려 생각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죠. 코로나가 확산되는 시기에 캠핑시장이 오히려 성장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와이즈솔루션은 유저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기발하고 참신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특정 장비나 특정 장소와 맞아떨어지는 다양한 캠핑 도구를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가 예정돼 있고, 캠핑장에서 AR을 활용한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개발 중이다. 이러한 시도는 모두 그들의 모토 즉 “캠핑의 저변을 넓히고 건강한 캠핑문화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다. 

“캠핑하면 바로 ‘캠핀’을 떠올릴 수 있는 대표 큐레이션 앱이 되는 게 최종 목표에요. 그러기 위해선 캠퍼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겠죠. 앞으로도 지금처럼 끊임없이 유저들과 소통하며 더 많이 배우고 연구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장성식 대표)

필자소개
이지섭

배우며 쓰고 쓰면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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