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가 왔다. 명절이면 시댁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는 어떻게 하면 잘 대처할 수 있을까?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지현 교수에게 물었다.
Q. 닷새인 추석 연휴. 시댁에서 이틀 자고, 친정에서 이틀 있으려고했는데, 시누이들 온다고 연휴 5일을다 같이 있자는 시댁 부모님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요?
A. 시댁 부모님의 마음을 어떤 면에서는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온 가족이 다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으신 거죠. 여기에는 부모님의 담겨진 생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명절은 온전히 내 시간이다, 라고 여기는 마음입니다. 내가 며느리를 친정에 보내주는 거지, 가야 될 때 가는 건 아니라는 마음이 최소 10%, 많게는 50%인게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때 머릿속에 떠올려야 할 건 카페나 식당 계산대 앞에 있는 ‘이분도 다른 사람의 귀한 자식입니다. 언행을 조심해주세요’라는팻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며느리나 사위를 볼 때도 마찬가지 생각을 하셨으면 하는 거죠. 저는 딸 같은 며느리, 아들 같은 사위는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제가 우리 며느리를 딸 같이 여겨서요, 우리 사위를 아들같이 생각해서요’라고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좀 과하고 해서는 안 될 말들을 하는 분들이 하는 변명이지 정말 그렇게 말하는 분들을 그러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며느리는 며느리이고, 사위는 사위고, 아들은 아들이고 딸은 딸입니다. 왜 사위에 대해서는 백년손님이라 하면서 며느리에 대해서는 왜 그런 말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며느리도 백년손님 아닌가요? 또 시누이는 시누이이고 동서는 동서입니다.
그러면서 미리 이런 연락을 시댁으로부터 받으셨다면 남편 분과 분명히 교통정리를 하실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나서 괜히 분란을 일으키기보다 아드님, 즉 남편이 나서서 정리하시도록 하는 게 옳습니다. 남편 분들은 이럴 때 뒤로 빼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다면 저는 각자 자기 집에서 자는 건 어떨까 합니다. 명절의 의미는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지내는 것인데, 각자 자신의 부모님 댁에 가서 효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거죠. 필요하다면 서로 반나절 정도씩 가서 인사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명절이 온전히 자기의 것이라 생각하지 말자. 둘째는 딸 같은 며느리, 아들 같은 사위는 없다. 세 번째 딸들도 남의 집 며느리다. 서로 불편하게 남의 집에 오지 말고, 각자 제일 편한 사람과 편하게 지내는 거죠. 그렇게 지내고 나면 분란의 여지가 없지 않을까요? 너무 냉정하고 쿨하다고요? 이제 좀 그럴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명절 때 마다 이런 저런 일들이 매번 있는데요. 이제 조금씩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추석과 관련된 다양한 고민에 대한 하지현 교수의 명쾌한 답변은 네이버 오디오클립 ‘하지현의하트 : 마음이야' 에서자세히 들을 수 있다.
댓글 이벤트도 진행한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오는 10월 8일까지, ‘하지현의 하트 : 마음이야기’ 추석 특집편 감상 후 댓글을 단 분들을 대상으로 네이퍼페이 1만원권(20명), 오디오클립 에코백(10명), 하지현 교수의 저서 ”고민이고민입니다“(10명)를증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