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눈부신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이에 집중하는 대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전략적 제휴나 직접 투자부터, 아예 여건을 마련해주고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회사 차원의 육성을 도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삼성·LG·현대 등 굴지의 대기업들은 ‘실패해도 재입사’ 등의 파격 조건을 보장하며 독려에 나서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올해 5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의 5개 우수 과제를 선정하고 창업 지원을 선언했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블록버스터’를 비롯해 디지털을 통한 텍스트 변환 기술을 가진 ‘하일러’, AI 기반 교육 스타트업 ‘학스비’, 인공 햇빛 생성을 통한 창문형 조명을 만드는 ‘써니파이브’, 자외선 노출량을 측정하는 센서를 만드는 ‘루트센서’ 등이 그들이다.
C랩 인사이드는 삼성전자가 2012년 창의적 조직 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2015년 8월부터는 분사를 시키고 창업지원금과 사업화자금을 지원하는 ‘C랩 스핀오프’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45개 스타트업이 독립을 이뤘다.
LG전자도 지난 9월 전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벤처 프로그램 공모 공고를 냈다. 개인 또는 4인 이하 임직원으로 구성된 팀이 미래 신사업, 제품, 서비스 등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최대 5개 팀을 선발한다.
사내벤처에 선발되면 1년 동안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채택된 과제에만 집중하게 되며, 자율적 근무를 보장하고 별도의 사무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1억원 가량의 자금과 각 분야 전문가들의 교육도 지원한다. 결과에 따라 사업화를 원할 경우 분사도 가능하다.

현대자동차의 사내벤처 역사도 짧지 않다. 90년대 자동차 부품 분야의 개별 사업화를 지원했던 것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다양한 사내벤처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신사업 관련 제품 및 서비스 발굴이 그 목표다.
이미 지난 5월 바이오 스타트업 ‘마이셀’, 복합 윤활제와 3D 프린팅용 분말을 생산하는 ‘피엠쏠’, 카풀 서비스 ‘원더무브’, 3D 도면 정보 솔루션 스타트업 ‘엘앰캐드’ 등이 사내벤처로 출발해 독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