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의 고객이 타사의 주식을 옮기는 과정에서 보유 주식량보다 많은 주식을 입고시킨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일 NH투자증권 고객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겪은 황당한 일을 게재했다. A씨는 한국투자증권에서 1000주 가량 보유 중이던 해외주식을 NH투자증권으로 옮기는 대체입고 서비스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보유 주식 수의 2배 정도 증가된 2000주 가량이 입고됐다.
A씨는 "총 1000주를 보유했는데 증권사 앱으로 확인해보니 2000주가 입고돼 있었다"면서 "영문도 모른채 카카오톡을 켜 확인해보니 중복 입고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을 그냥 밤에 팔고 현금을 챙길까도 고민해봤지만 삼성증권 유령주식으로 반환 사태가 터졌던 것을 떠올리며, NH투자증권에 전화해 계좌에 주식이 중복 입고된 사실을 알렸다"면서 "여러 차례 한투와 NH투자증권과의 통화를 통해 확인한 결과, 복수의 NH투자증권 담당자가 승인을 거의 동시에 하면서 발생한 실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A씨가 전화를 걸어 오류를 지적해주기 전까지도 상황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NH투자증권 측은 이같은 사건이 정말 흔치 않은 경우이며, 이번 중복 입고 사고는 해외주식이라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 관계자는 "이번 중복 입고는 복수의 대체입고 승인 담당 직원이 거의 동시에 승인을 하면서 발생한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면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즉시 담당 부서에 알렸으며 추후 보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외주식의 경우 인력의 개입이 필요한 수작업 시스템인 경우가 많다"면서 "장이 열리기 전 예탁원과 당사 잔고를 상호 비교 및 확인하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매도 처리되는 것은 불가능하고, 무차입공매도 등을 걱정하는 고객들이 많지만 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뿐만 아니라 NH투자증권의 고객 응대 태도에도 문제를 삼았다.
A씨는 "콜센터에 전화해 실수한 해당 직원과의 직접 통화를 원한다고 전했지만 상담사로부터 담당자가 전화 연결을 거부했다고 전달받았다"면서 "잔고에 있는 주식량보다 어떻게 더 많은 주식이 입고될 수 있었는지 설명을 듣고 싶어 연락한 것인데 담당직원의 태도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 5일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접수했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같은 대형 증권사에서 발생할만한 사고가 아니라며 거래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연으로 발생한 사고라고 해도 분명히 시스템적인 구멍이 발견된 것"이라며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라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께서 담당 PB가 존재하지 않아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민원을 접수했고, 내부 절차상 고객 응대는 고객지원센터 상담 직원이 담당하는 것"이라면서 "상담사를 통해 여러 번 상황을 설명드리고 사과를 드렸으며, 금일 피해자를 직접 찾아뵙고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드린 후 피해 고객과 원만히 해결해 현재는 글을 내리고 민원도 취하한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