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광풍 속 1년, 스타트업들의 연말나기
코로나19 광풍 속 1년, 스타트업들의 연말나기
2020.12.17 17:19 by 이창희

희망차게 시작했던 2020년이 전염병이란 암초를 만났다. 그리고 그 사투가 해를 넘길 모양새다. 올 한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희대의 감염병으로 점철됐다.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 속에 1년을 보냈고, 상대적으로 기초 체력이 약한 스타트업들은 더 큰 힘겨움을 감내해야 했다. 지는 해와 함께 훌훌 털어버리고 다가올 새해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 스타트업씬에서 활동하는 창업가들은 어떻게 올해를 버텨왔고, 어떤 연말을 보내고 있는지 목소리를 모아봤다.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문을 닫고 사업을 접었다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문을 닫고 사업을 접었다

“올 한 해는 정말 생지옥이었죠…” 태원석 코스메테우스 대표의 하소연이다. 코스메테우스는 지난해부터 치열한 피보팅을 거쳐 데이터 기반의 트렌드 분석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거듭났다. 시장에 간신히 안착하고 이제야 뜻을 이뤄보고자 했던 것이 올해다.

하지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로 얼어붙은 불경기의 여파는 이들도 예외일 수 없었다. 현금 흐름이 엉망으로 흘러갔고 모든 계획이 엎어지거나 틀어져 버렸다. 약속된 프로젝트는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고,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대금 지급이 무한정 미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태 대표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구성원들이 하나 둘 지쳐가는 모습이었다. 그는 “스타트업은 작은 조직이다 보니 이른바 ‘으쌰으쌰’가 돼야 하는데… 어느 순간 나를 포함해서 직원들 모두가 좌절을 느끼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태 대표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좋은 일이 있으면 일부러 더 크게 기뻐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과감하게 휴가를 부여하기도 했다. 과거보다 직원들의 이런 저런 상황을 헤아리고 보듬으려 노력해야 했다. 이번 연말에는 다 같이 모여 조촐한 시간을 보내면서 마무리할 생각이다.

IR피칭 및 교육 전문 스타트업인 디테일러도 사활을 건 1년을 보내야 했다. 김민주 대표는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틀과 방식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힘들었다”며 “교육자와 피교육자 모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일 매일이 돌발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비대면 강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기업의 모든 역량이 투입됐다. 대면에 비해 생생함과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을 상쇄하기 위해 줌·구글미트 같은 툴을 남들보다 빨리 그리고 더 정확히 습득해야 했고, 떨어지는 집중력을 붙잡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했다.

내년에도 당분간은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 대표는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다. 교육자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강의 전략들을 발굴해 밤낮으로 테스트하고, 온라인 교육용 방송 장비 및 환경의 구축도 시작했다.

웹사이트 제작과 데이터 분석을 주력으로 하는 스타트업 엠브로커의 문태용 대표는 “좌절하고 있을 시간도 아깝다”고 말한다. 이들의 비즈니스 특성상 다소 복잡한 설명과 높은 이해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면 미팅이 필수적이다. 문 대표는 오히려 한 발 더 뛰고 더 만나는 전략으로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그는 “세상이 무너져도 사람을 만나야 하고 거기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올해 1년은 엠브로커의 서비스 연구·개발을 위해 협력사를 구하러 뛰어다닌 기억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엠브로커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서는 세미나와 외부 강의 등이 무엇보다 효과적이지만, 이 같은 방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인 만큼 SNS를 통한 브랜딩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많은 스타트업 앞에 놓인 험난한 길
많은 스타트업 앞에 놓인 험난한 길

이렇듯 많은 스타트업이 위기 극복과 생존을 위해 그야말로 몸부림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상당수의 스타트업이 피보팅을 고려·실행하거나 심하게는 폐업에 이른 사례도 적지 않다. 국내 한 엑셀러레이터 관계자는 “누굴 원망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단기간에 쉽게 해결될 문제도 아닌 것 같다”면서도 “실패를 뒤로 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토대는 남아있어야 그나마 지금까지 키워온 창업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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