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정치를 꿈꾸는 ‘매그니피센트 세븐’
전 국민 정치 참여 플랫폼 ‘나우리(Now-re)’ 인터뷰
지속 가능한 정치를 꿈꾸는 ‘매그니피센트 세븐’
2021.04.20 02:19 by 이창희

어떻게 하면 정상적이지 못한 정치를 생산적으로 바꾸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까.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는 없을까. 이 같은 거대 담론에 정면으로 맞서 2030세대 7명이 의기투합한 지 벌써 3년째다. 많은 이들이 외면하고 혐오하는 정치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의하고 행동하는 정치 플랫폼 ‘나우리(Now-re)’의 공동대표 7인을 온라인으로 인터뷰했다.

 

온라인 인터뷰.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다예·김보람·임정희·김지수·이예송 공동대표.(사진: 나우리)
온라인 인터뷰.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다예·김보람·임정희·김지수·이예송 공동대표.(사진: 나우리)

2016년은 한국 정치사에서 굉장히 비극적인 동시에 역동적인 해였다.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고, 현직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탄핵됐다. 이후 정권이 바뀌고 법적 처벌도 뒤따랐다.

가시적인 변화 못지않게 이를 지켜보던 이들이 받은 울림은 컸다. 촛불집회 초기만 해도 ‘과연 이게 될까’ 싶었던 의구심은 ‘바뀔 수 있구나’라는 확신으로 변해갔고, 나우리의 일곱 청년에게도 그것은 예외가 아니었다. 여기에 각자의 상황은 조금씩 달랐지만 바라보는 지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 모두가 기득권이 주는 압박감에 눌려 힘을 내지 못했던 건 아니었을까 생각했어요. 청년으로서 정치를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선다면 결국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임정희 공동대표)

“지금까지 왜 직접 바꾸려 하지 않고 누군가가 바꾸기만을 기다려왔나 싶었습니다. 나라를 움직일만한 액션을 우리라고 못할 이유는 없으니까요.”(이예송 공동대표)

“정치는 전 국민이 고객인 공적 서비스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방임·방치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탄핵’과 ‘촛불’을 정면으로 마주한 세대로서 정치에 주목하지 않는 게 더 어렵지 않았을까 싶어요.”(김다예 공동대표)

느슨한 청년 모임에 가까웠던 나우리는 그렇게 2019년 정치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시대가 요구하는 청년의 역할과 문제의식은 날로 커져갔고, 스스로 유의미한 활동을 펼쳐보고자 하는 서로의 욕구가 자연스럽게 맞닿은 결과였다.

 

총선 입후보자의 5가지 약속 조항이 담긴 나우리 선언.(사진: 나우리)
총선 입후보자의 5가지 약속 조항이 담긴 나우리 선언.(사진: 나우리)

이들은 지난해 4월 총선이라는 이벤트를 앞두고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각 정당 혹은 무소속 청년 후보들을 모집해 적극 지원했다. 조건은 이들이 제시한 5가지 약속에 대한 동의였다. ▲3선 제한 ▲국회의원 최저임금제 ▲3Reduce(쓰레기·소음·선거비용) ▲탄소배출 감축 정책 실행 ▲시민발의제가 그것이다.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스스로 3선 이상을 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받으며 선거 과정의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겠다는 약속이었다. 전 지구적 환경 이슈인 탄소배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그리고 입법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도 의무화했다.

본격적으로 움트고 있는 정치 스타트업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기술은 어떻게 정치를 바꾸는가’를 주제로 나우리가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는 옥소폴리틱스·캣벨·폴리시브릿지·빠띠·코딧·화난사람들 등 정치 스타트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치 분야의 한 축으로서 각자의 비전과 미션,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

“정치 스타트업들이 내놓는 서비스는 저마다 경쟁력이 충분히 있습니다. 수익 모델 측면에서도 결코 암울한 것만은 아닙니다. 정치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고, 자생적인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으니까요.”(김지수 공동대표)

“기술을 통해 정치권의 많은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 능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많아지면 결국 공고한 기득권이 무너지고 새로운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겠죠.”(임정희 공동대표)

 

온라인 세미나 ‘기술은 어떻게 정치를 바꾸는가’.(사진: 나우리)
온라인 세미나 ‘기술은 어떻게 정치를 바꾸는가’.(사진: 나우리)

한국 정치의 문제점은 너무나 방대하지만 이중에서도 이들이 지적하는 것은 기득권의 고착화와 그로 인한 새로운 정치의 실종이다. 기존의 ‘판’을 깨지 못하는 상황 하에서는 청년이든 누구든 설 자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정당 내부에서 육성되는 청년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렵고, 존재한다 하더라도 활용되는 도구에 불과한 사례가 적지 않다.

새로운 가능성이 줄어들면 기존의 낡은 방식이 계속해서 통용될 수밖에 없고 유권자들의 선택지는 줄어들게 되며, 이는 정치 혐오로 이어지게 된다.

“새로운 흐름이 순환할 체계가 없으면 정치적으로 크고 중요한 의사결정이 밀실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대의정치의 의미가 사라지고, ‘조직보위론’ 같은 진영 논리가 쉽게 뿌리를 내리게 되죠. 원칙이 사라지는 것은 한순간입니다.”(김다예 공동대표)

앞으로 나우리의 목표는 그리 거창하지 않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적당히 진지하고 유쾌한 감성으로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멈추지 않고 새로운 방식과 기술로 정치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노력도 계속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으로서 건강하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공론의 장을 조금씩 구축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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