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병원을 방문하는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여성은 대체로 근육량이 적어 목 근력도 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여성 환자 수가 남자 환자 수보다 20%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경과 함께 여성호르몬 감소로 뼈가 약해지기 시작하는 50~60대 여성은 전체 목디스크 환자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로 인해 중년 여성은 목디스크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만큼 목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목디스크의 주된 원인은 잘못된 생활 습관에 있다. 목뼈는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고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C자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향해 목을 쭉 내미는 등의 자세를 장시간 반복적으로 유지하면 목의 C자 굴곡이 무너지게 된다. 그 결과 목뼈와 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제자리에서 이탈해 신경을 압박하게 되고 디스크 손상과 함께 통증이 발생한다.
주로 목디스크 초기에는 목 주변 근육에 부담이 누적돼 뻐근한 통증이 나타난다. 뒷목이 뻣뻣하거나 양쪽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정도로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어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상태가 진전되면 신경 압박으로 인해 목 주변으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어깨와 등까지 통증이 퍼질 수 있다. 심하면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물건을 들어 올리기 힘들어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목디스크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포함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한의사가 직접 손과 신체 일부를 사용해 뼈와 근육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목뼈의 균형을 바로잡는다.
이어 목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아 뭉치고 경직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특히 한약재 유효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통증 완화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여기에 환자의 체질과 세부 증상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손상된 근육과 인대의 강화를 도와 목디스크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추나요법의 목디스크 치료 효과는 관련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 저널 ‘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의 목 기능개선 효과가 진통제와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추나요법을 받은 환자군의 NDI(경부장애지수)는 장애가 경미한 17점이었던 반면 일반치료군의 NDI는 중등도 장애 수준인 25.3점에 달했다. NDI는 목 기능개선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로,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료와 함께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는 노력도 중요하다. 목 건강에 가장 좋은 자세는 허리를 곧게 펴고 턱은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듯 유지하는 것이다.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모니터가 시선보다 아래에 있지 않도록 해야 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을 볼 때도 고개가 많이 숙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고개를 숙이고 머리 감는 습관을 주의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성인의 머리 무게는 4.5kg~ 6kg 정도로 볼링공 무게와 맞먹기 때문에 목을 앞으로 숙인 채로 머리를 감으면 목뒤 근육에 큰 부담이 된다. 반면 샤워기를 벽에 고정시켜 놓은 뒤 바로 서서 머리를 감으면 목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목디스크 환자 수가 100만명에 육박하며 허리디스크에 이은 또 하나의 국민 질환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그중 대략 55만명을 차지하는 여성들은 철저한 대비가 중요하다. 만약 목디스크가 의심된다면 증상을 방치하기보다는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