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대박 난 ‘김치왕’을 만나다
중국서 대박 난 ‘김치왕’을 만나다
2018.03.19 11:34 by 제인린(Jane lin)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상상 그 이상이다. 전세 개념이 없는 소형 점포의 월세 부담금만 매년 평균 수 백만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원까지 치솟는다. 최근 1~2년 동안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하는 일명 ‘웨이상’의 수가 급증하는 이유다.

웨이상은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상품을 홍보, 판매하는 사업 방식이다. 지난 2016년 기준, 중국 인터넷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웨이상 시장의 규모는 3600억위안(약 70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 한 해 동안에만 그 규모가 최대 2배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베이징과 허베이 지역에서 ‘한국 김치’ 판매상으로 유명세를 얻은 김현국(39·한인교포 3세) 농일 김치 베이징·허베이 지구 대표는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는 ‘웨이상’ 중에 하나다. 오프라인에서의 김치 판매 경험이 전무했던 그가 웨이상으로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김치는 재중 한인 교민은 물론 중국인, 일본인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에게 입소문이 자자하다.

더욱이 그가 활용하는 온라인 유통 채널은 중국의 SNS 웨이신(微信‧가입자 수 8억 명에 이르는 중국의 카카오톡)이 유일하다. 결제 방식 역시 웨이신과 연동된 모바일 결제 ‘웨이신즈푸(微信支付)’만을 이용한다. 그의 한 달 평균 수익은 18~24만위안(약 3000만원~4200만원)에 이른다. 중국이 만든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한국 김치 판매자로 급부상한 그의 노하우를 들었다.

 

베이징과 허베이 지역에서 ‘한국 김치’ 웨이상으로 유명세를 얻은 김현국(38·한인교포 3세) 농일 김치 베이징·허베이 지구 대표.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의 전통 음식을 파는 게 이색적이다

“중국인들은 매일 아침 죽이나 간단한 빵으로 식사를 한다. 이때 곁들여 먹는 것이 ‘짜차이(榨菜)’로 불리는 소금에 절인 반찬이다. 짜차이 대신 건강에 더 유익한 한국의 김치를 소개하고 인정받고 싶었다. 더욱이 중국 내에선 한국 반찬을 제대로 조리해 판매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온라인 유통 채널을 이용하면, 오프라인 점포 운영 시 소요되는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나. 이를 통해 김치를 ‘제대로’ 만들어 내놓게 다는 것이 사업 운영의 원칙이다.”

-영업을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었나

“올해로 4년째다. 웨이신 내에서 등록된 고객의 수만 약 5000명에 달하는데 지금까지 오프라인 내에서 홍보나 광고 활동을 한 적이 없다. 오로지 웨이신 내에서 구매자를 통한 입소문과 온라인 내 무료 홍보를 이용했다. 중국 베이징 일대에 위치한 상당수 한국 기업과 중국의 유명 식당 중 한국 음식을 취급하는 업체 대부분에 김치를 조달해오고 있다. CJ, LG, 현대같이 큰 기업도 우리 거래처다.”

 

중국 SNS 웨이신(微信)에서 판매되는 각종 한국식 반찬류.

 

- 왜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김치를 포함한 약 30가지의 한국 반찬을 조달하는데, 이 물량이 월평균 40톤에 달한다. 유통 시 제품의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싼숭’이라는 특급 배송업체를 활용해 당일 주문, 당일 배송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베이징에만 총 36곳의 김치 전문 업체가 상주하고 있지만, 온라인을 통해 홍보·유통·주문까지 한번에 처리하는 웨이상은 소수에 불과하다. 김치는 한국과 위도와 날씨가 가장 유사한 산동성 청도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만든 후에 중국 전역으로 유통된다. 대기업으로 납품을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식품검사원이 공장에 상주해 김치 제조 전 과정을 감독하고 검수한다.”

- 단골 고객도 꽤 많을 것 같다

“베이징과 허베이 등 지역에서만 5000명이 우리 반찬을 찾는다. 이 가운데 절반은 한국인이다. 베이징 일대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수가 4만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걸 감안하면, 5명 중 1명은 우리 김치를 먹는단 얘기다.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고객도 많다. 비록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 맛’에 빠진 이들이다. 지난해 기준 연평균 매출은 40억위안(약 800억원) 수준인데, 이는 중국 내에서 운영되는 김치 전문 기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중국 현지에서 직접 제조하는 김치 공장 내부 모습.

 

- 중국의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활용해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온라인에선 음식을 눈으로 먼저 맛본다. 제품의 질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는 사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고객과 1대1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제품에 대한 피드백과 문의 등을 직접 설명해주고, 문의가 있을 시 빠른 응대가 수반되어야만 지속적인 단골 관리가 가능하다. 중국 현지에 최근 생겨난 한인 음식협회에 가입해 더 많은 정보를 얻기를 당부한다. 현재 총 50여명에 달하는 현지 한인 가입자가 있고, 협회 내에서 각종 교육을 진행한다. ‘어러머(饿了么)’, ‘메이투안(美团外卖)’ 등 현지에서 널리 활용되는 배달 전문 어플리케이션에도 필히 가입해야 한다. 중국의 IT는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그 속도와 응용 분야는 한국에서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이 점을 숙지한다면 온라인 유통 채널만큼 ‘똑똑한’ 사업 파트너도 없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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