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학력 높아졌지만 자신감은 줄어…’ 2018 중국 창업 생태계 분석
‘창업자 학력 높아졌지만 자신감은 줄어…’ 2018 중국 창업 생태계 분석
2018.12.27 16:31 by 제인린(Jane lin)

얼마 전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G20 국가의 창업 현황을 점검하는 ‘2017~2018 글로벌창업관찰’ 토론회가 개최됐다. 샤먼시와 칭화해협연구원(清华峡研究院)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 행사는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이 시기 전세계 창업 활동의 구조적인 특징과 환경, 국가∙지역적 차이 등에 대한 분석을 목적으로 진행해 왔다.

특히 올해로 15회 째를 맞은 토론회에서는 칭화경제관리학원 창업전략과 교수, 칭화대 창업연구중심이 공동으로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중국 창업 활동의 도농간 지역적 차이 구조적 특징 변화 추세 시장의 양태 등에 대한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 15년, 중국의 창업 생태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 15년, 중국의 창업 생태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 청년층의 기회형 창업 득세, 업종은 서비스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18년 기간 동안 중국 내에서 창업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집단은 25~34세의 청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계층에서 창업을 시도한 인구는 약 30%였는데, 시작 연령대를 18세까지 낮추면 그 비율은 절반을 상회한다. 청년 창업의 열기가 그만큼 뜨거웠다는 얘기다. 10대 후반~30대 초중반의 창업자 가운데 약 60%에 달하는 이들이 ‘기회형’ 창업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회형 창업은 생계형 창업과 달리 자유로운 업무와 생활방식, 개인의 이상 실현을 목적으로 둔 창업을 뜻한다.

대부분의 청년 창업자들은 도매 또는 소매 위주의 고객 서비스업을 통해 첫 창업을 시도했다. 이어 제조업과 운수업 등과 관련한 창업 비중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서비스 업종과 관련된 창업 비중이 높은 대신 고부가 가치를 낳는 신기술 과학산업 분야에서의 창업 시도는 비교적 그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중국 창업 생태계에서 신기술 과학산업 분야에서의 창업 시도 비중은 다소 낮게 평가됐다.
중국 창업 생태계에서 신기술 과학산업 분야에서의 창업 시도 비중은 다소 낮게 평가됐다.

과거 중국 창업 시장의 분위기는 ‘생존형’ 창업의 비중이 훨씬 매우 높았다. 하지만 생존형의 비중이 증가할 수록, 창업자들이 선택하는 창업 아이템은 혁신이나 도전의 가치보다는, 지속적인 벌이가 가능한 기복 없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 생계형 창업이 증가할수록 창업 시장의 발전이 더딜 확률이 높은 이유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 창업 시장에서의 생존형 창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대신 기회형 창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을 고무적인 부분으로 꼽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숙제도 안고 있다. 기회형 창업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기회형 창업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선 창업 실패 시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국가ㆍ사회적인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기회형 창업이 가장 두드러진 국가 사례로 덴마크를 꼽았다. OECD 국가 가운데 기회형 창업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인 덴마크에서는 창업에 실패한 이들이 이후 생계 위협을 받지 않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점은 최근 중국의 상황이 덴마크와 매우 유사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불과 5년 전인 2013년 무렵 발간된 ‘2012~2013 글로벌창업관찰 보고서'에는 "현재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열의는 높은 반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 창업하기에 용이한 산업 환경, 금융정책 등에 대한 인프라는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는 곧 예비 창업자의 발전 기회를 제한하는 결정적인 장애 요소였다. 현재 중국 내 기회형 창업의 비중이 급중한 것은 당시와 비교해 중국의 창업 생태계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반증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창업 생태계가 덴마크와 매우 비슷해졌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창업 생태계가 덴마크와 매우 비슷해졌다고 평가했다.

| 도시ㆍ농촌 간 격차 적지만, 6지구(六地区) 대도시는 활활

중국 내에서의 창업 시 지역적인 차이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보고서는 지난 2002~2017년의 기간 동안 중국의 도시∙농촌 간의 창업 활동이 비교적으로 균형적인 발전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인구 1만명 당 창업자 비율은 도시 11명, 농촌 10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도시 지역의 창업자 가운데 약 67%는 개인의 생활을 중시하는 기회형 창업이었던 반면, 농촌에서의 기회형 창업 사례는 그에 조금 못 미친 61%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시기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텐진(天津), 광둥(广), 저장(浙江), 장쑤() 등 이른바 6지구(六地)로 불리는 대도시에서 창업 사례는 타 지역과 비교해 매우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6개 지역에서의 창업 사례는 최근 3년 동안 가장 빈번했는데, 지난해 이들 6개 지구에서의 탄생한 창업 기업의 수는 인구 1만 명당 무려 212곳에 이른다. 이는 6개 지구를 제외한 기타 도시 81곳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이 같은 지역별 창업 기업 수 차이에 대해 해당 보고서는 ‘창업 문화에 대한 지역적 분위기’, ‘산업 구조의 지역별 특징 및 변화’, ‘인적 자본과 기술 발전의 수준 차이’ 등을 꼽았다. 특히 3차 산업과 관련한 GDP 비율이 높은 곳, 노동 인구 가운데 대졸 이상의 학력자 비중이 높은 곳, 자영업자의 수가 많은 곳에서의 발명 특허 출원 건수가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이 같이 특허 출원 건수가 높은 지역의 창업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고 진단했다.

 

| 창업자 학력 고공 상승, 자신감은 '글쎄…'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유의미한 수치는 창업자의 학력이 상승했다는 부분이다. 지난 2002~2017년까지 총 15년 동안 중국의 저학력 창업자 비율은 점차 낮아진 반면, 고학력 창업자의 비율은 크게 상승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중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창업자 비율이 14.2%였던 반면, 2017년에는 6.3%로 감소했다.

‘더 많이 배운 사람’들이 전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감은 조금 떨어졌다. 지난해 자신의 창업에 대해 ‘성공할 자신이 충분하다’고 답한 이들의 비중은 약 28%였는데, 이는 지난 2002년(37%)에 비해 10%가량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창업 실패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41%로, 지난 2002년(37%)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보고서는 ‘기술과 사회의 발전,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혁신가들의 범람 등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느끼는 창업자들의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혁신가들이 등장하면서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는 창업자들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혁신가들이 등장하면서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는 창업자들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창업 시장의 양태 변화에 대한 내용도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약 15년 동안 중국 내 창업의 질은 전반적으로 높아진 반면, G20 국가의 창업 수준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적지 않은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창업 시장의 양태 조사는 중국 내 창업 기업이 가진 아이템의 창의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 국제화 정도 등을 기준으로 측정됐는데, 중국의 창업 기업이 생산한 제품은 ‘참신성’과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내 창업 시장의 동종 업계 간의 경쟁률은 27%로, 15년 전에 비해 20%나 높아졌다. 이는 중국 내 창업 아이템들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또한 하이테크 등 IT 신기술과 관련한 창업 사례는 선진국과 비교해 약 3% 이상 저조하게 나타났다. 이는 곧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창업 사례가 G20 국가와 비교해 저조하다는 자성을 목소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2006년, 연간 6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던 고성장 기업의 비율이 20% 수준이었던 반면, 2017년에는 27%로 그 비율이 소폭 증가했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의 성장의 비결을 이 같은 고성장 기업의 증가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창업 기업 10곳 중 3곳은 해외 고객을 유치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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