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검증끝난 마이더스의 손, 중국판 COSTCO로 고급시장 노린다
美서 검증끝난 마이더스의 손, 중국판 COSTCO로 고급시장 노린다
2019.01.04 15:42 by 제인린(Jane lin)

중국판 코스트코(COSTCO)로 불리는 유통업체 ‘샤오헤이위(小黑鱼)’가 창업 6개월 만에 유료 회원 수 100만 명을 달성했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선 코스트코, 샘스클럽 같은 유료 회원제 유통업체가 성업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중국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1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 샘스클럽이 입점하는 등 중국 시장에도 고급 유통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샤오헤이위의 창업주이자 CEO 옌하이펑 씨.
샤오헤이위의 창업주이자 CEO 옌하이펑 씨.

이 중 눈에 띄는 곳이 바로 ‘샤오헤이위’다. 중국 국내 기업 중에는 유일하게 유료 회원제를 운영한다. 2017년 말 오픈한 이래 6개월 만에 회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시장 가치는 약 13억 위안(한화 약 2125억)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이 회사의 창업주가 중국의 유명 온라인 여행사 투니우(途牛)의 옌하이펑(锋) CEO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옌하이펑 회장은 지난 2006년 불과 24세 나이에 온라인 여행사 투니우(途牛)를 창업했고, 2014년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며,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라는 타이틀도 거머 쥐었다. 이 모든 게 딱 10년 동안 이룩한 업적이다.

2017년 ‘샤오헤이위’를 창업하기에 앞서, 그는 큰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미국 시장에서 ‘잘 나가는 여행사’로 평가받는 회사를 접어야 할지, 35세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할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 말이다. 옌 회장은 “당시 나는 갈림길에 서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여러 선배들에게 힘을 얻었다고 한다. 하이얼 그룹의 창업주 장루이민(瑞敏) 회장이 하이얼을 처음 열었을 때, 마윈 회장이 알리바바를 창업할 때, 그들의 나이 역시 35세였다는 것에 주목했다. 옌 회장은 “35세… 뭔가에 안주하기엔 너무 젊은 나이가 아니냐”고 덧붙였다.

 

옌하이펑 회장이 24살 때 창업한 온라인 여행사 투니우는 8년 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옌하이펑 회장이 24살 때 창업한 온라인 여행사 투니우는 8년 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그가 샤오헤이위 창업에 앞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투니우의 회장직에서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는 2017년 11월 17일 회사 공고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회장직 사임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곧바로 ‘샤오헤이위커지(小黑鱼科技)’라는 명칭을 가진 샤오훼이우 플랫폼의 본사를 개업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인생의 세 번째 도전이자 창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옌 회장은 투니우 창업 전, 영유아 전문 교육 온라인 채널  ‘COO’를 창업한 바 있다. 그에겐 첫 창업이었는데도 역시 훌륭한 성과를 내며, 홍콩 주식 시장에 상장된 바 있다.

손 대는 것마다 대박이 나는 그인 만큼, 이번에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 옌 회장이 말하는 샤오헤이위의 가장 큰 장점은 온라인 전문점이라는 것. 오프라인 상점 운영 시 필요한 각종 비용이 일체 소요되지 않으며, 보다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그는 “전자 상거래 이외에도 다양한 가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모든 소비자의 구매 내역 등을 빅데이터로 관리, 각 사용자의 수요에 맞춰 더 좋은 상품을 추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샤오헤이위의 이윤은 기존의 유통 업체와 다르게, 유료 회원 가입시 지불하는 회원비 수익에서 발생한다. 더 좋은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회원에게 공급해, 더 많은 수의 유료 회원을 모집하는 것이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그는 “우린 도매가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공급하고 대부분의 판매 수익을 회원에게 양보하기 때문에, 우리 플랫폼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타사와 비교해 최대 18~25%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유료 회원을 모집하는 게 사업의 주 목적인 셈이다. 

이것이 바로 불과 반 년 만에 유료 회원수 100만 명 달성한 비결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월에는 Lightspeed(光速中国), 캐피털(晨兴资本), 꺼비창투(戈壁创投), 펑성집단(丰盛集团), 다중덴핑(大衆点評) 등으로부터 총 9억 위안(한화 약 1천7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유치를 성공했고, 8월에는 광속미국(光速美国), 라쿠텐벤처스(RakutenVentures) 등으로부터 약 5000만 달러(한화 약 562억원)의 추가 투자금을 확보 했다. 투자자부터 전략적인 시장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샤오헤이위는 상품 구매를 비롯해 여행, 호텔, 비행기, 기차표 예약 등 다채로운 기능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 플랫폼이다..
샤오헤이위는 상품 구매를 비롯해 여행, 호텔, 비행기, 기차표 예약 등 다채로운 기능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 플랫폼이다..

그의 성공 비결은 역시 시장의 변화를 보는 눈이다. 옌 회장은 “회원제 유통 업체는 1980년대 유럽과 미국 등에서 판촉 형식으로 시작됐는데, 역사가 30년을 넘어서면서 고소득 가정에서 이용하는 고품질 서비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는 약 800곳의 유료 회원제 온∙오프라인 가맹점이 존재하며,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회원 수는 5000만 명에 달한다.

그가 바라본 것은 최근 지난 1~2년 동안 거침없이 성장했던 중국의 소매 시장이었다. 옌 회장은 “빠른 소비 경제의 회복과 성장으로 인해 고급 유통 업체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이는 중국에서도 회원제로 운영되는 프리미업 유통 업체가 성행할 것이란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 중국의 유통 전문 업체 징둥(京东)에서 운영하고 있는 ‘PLUS 유료 회원제’는 지난 2015년 처음 출시된 이후 2년 동안 연평균 약 30%의 성장률을 기록해오고 있다. 또 알리바바의 타오바오(淘宝) 역시 최근 ‘88VIP’ 유료 회원제를 도입, 프리미엄급 회원에 대해 다양한 할인 및 이벤트를 제공해오고 있다.

 

샤오헤이위 회원 카드
샤오헤이위 회원 카드

샤오헤이위는 이들과 비교해 보다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형식을 넘어 ‘전자 상거래+여행+서비스’ 등의 다채로운 내용을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옌 회장은 “유료 회원의 경우 단돈 299위안의 연회비만 지불하면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OTA 여행상품’(온라인 상에서 각 숙박업소의 예약을 대행하며, 대행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구조)도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샤오헤이위가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유료 회원 스스로 자신이 회원비 이상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인상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소비자가 스스로에 대해 ‘영리한 소비자’, ‘현명한 소비자’라는 인상을 가질 수 있어야, 유료 회원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옌 회장은 "유료회원 1000만명을 모집하는 게 2019년 목표"라고 했다. 그 성패는 소비자가 느끼는 그 특권 의식을 어떻게 공략 하느냐에 달려있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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