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 대신 도전, 어느 20대 여성의 창업 성공담
투정 대신 도전, 어느 20대 여성의 창업 성공담
2019.07.16 15:45 by 제인린(Jane lin)

지난 2018년 기준, 중국 각 도시 별 평균 임금 수준이 공개됐다. 최근 현지 언론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1개 성(省)의 평균 임금 인상폭은 지난 2017년 기준 대비 최저 7%에서 최고 1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컨대, 산둥성(山东省)에 거주하는 월 평균 급여 5000위안(한화 약 85만 원)의 평범한 회사원의 경우, 2018년에는 약 350~550위안(한화 약6만 원~9만5000원) 오른 입금을 지급받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임금 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현지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은 같은 기간 중국의 물가 인상 폭과 비교, 임금 인상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산둥성 지난(济南)의 4년 차 직장인 샤오루 씨(28세)는 “외지 호적 출신의 근로자들의 경우, 높은 주택 융자 비용 및 자동차 대출금 등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 정도의 임금 인상 수준으로는 미래를 담보하지 못한다”고 끌탕했다.

 

매년 중국 정부는 전년도 각 지역 임금 인상폭을 공개, 임금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높아지는 체감 물가 대비 임금 상승률의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 현지 직장인들의 소회다.
매년 중국 정부는 전년도 각 지역 임금 인상폭을 공개, 임금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높아지는 체감 물가 대비 임금 상승률의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 현지 직장인들의 소회다.

이 같은 이유로, 중국 현지에서는 창업 시장에 나서려는 전업 주부들의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회차에서 소개할 누오예(25세) 씨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누오예 씨는 2016년 대학을 졸업한 직후 베이징에 소재한 소규모 광고회사 직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녀는 “베이징의 고급 오피스 지구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설레고 즐거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 높은 하이힐을 신고 한 손에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쥔 채 잘 포장된 오피스 지구를 걸을 때면 스스로가 성공한 커리어우먼처럼 느껴졌었다고 한다. 주변의 부러움도 꽤 샀었다고. 하지만, 누 씨의 생각은 직장인 생활을 시작한지 불과 1~2개월 만에 현실적인 시각으로 변했다. 

누오예 씨는 “당시 내 월급은 5000위안이 넘지 않는 수준이었는데, 이 돈으로 베이징에서 제대로 살기는 역부족이었다”면서 “매일 아침 택시비 30위안을 아끼기 위해 하이힐을 신은 채 눈길을 뛰었고, 흔들리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것도 기꺼이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주말 여가생활이나 취미생활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한다. 

실제로 누 씨는 당시 월급의 절반을 매달 집세에 할애했다. 이마저도 동료들과 방을 공유하는 공동 거주지 형태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녀는 이후 약 1년간 직장생활을 이어갔지만 점점 쌓여가던 우울함이 극에 달하자 결국 칼을 뽑아 들었다. 이렇게 자괴감에 빠져 사느니, 차라리 ‘창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어 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누 씨는 “비록 실패를 한다고 해도, 한 살이라도 더 어린 나이에 경험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그녀에겐 창업에 대한 뚜렷한 비전이나 특별한 아이템이 없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본인의 창업인생의 막을 연 것이다. 다소 무모하다고 느낄 법 하지만, 당시 중국의 분위기가 그랬다. ‘아무런 준비 없이 사직한다’는 뜻을 가진 신조어 ‘뤄츠(裸辞)’가 생기기 시작했던 시기도 바로 이 때다.

 

베이징에서 월급 만으로 독립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높은 물가와 주택 비용 등을 감당하기에는 직장인의 월급 수준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베이징에서 월급만으로 독립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높은 물가와 주택 비용 등을 감당하기에는 직장인의 월급 수준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그녀는 어떻게 됐을까? 현재 누오예 씨의 수입은 월평균 5만 위안(약 850만 원)에 달한다. 과거 매일 아침 새벽, 눈이 쏟아지는 길을 하이힐을 신고 달렸던 때의 수입과 비교하면 약 10배 가량 오른 셈이다. 그녀의 이 같은 고수익 비결은 그의 글쓰기와 대중 강연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간간히 출간하고 있는 저서를 통한 수입도 그의 고수익의 주요 비결이다.

누 씨가 가장 먼저 펴낸 저서는 ‘월수입 5만 위안의 베이징 씨얼치 거주 교사가 당신에게 알려주는 5천 위안에서 5만 위안 수입 만들기(月入五万的西二旗人教你如何活得像月薪五千, 의역)’다. 월수입 5천 위안에서 5만 위안이 되는 비결을 담은 서적으로 베이징 서북쪽에 자리한 IT창업 기업 밀집 지구 ‘씨얼치(西二旗)’의 한 IT 기업에서 말단사원으로 일했던 그녀의 자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그녀가 현재의 작가이자 대중 강연을 하는 강사로의 위상을 얻기까지는 꽤 깊은 고민과 고난의 시간을 거쳤다. 누 씨는 막 회사를 나왔을 막막한 상황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었던 건, 오직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그리고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습관 뿐이었다”고 회상했다.

 

평소 책 읽기와 글쓰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던 누오예 씨는 자신만의 문체가 담긴 글과 독특한 사진 등으로 작가로 발돋움했다.(사진: 웨이보)
평소 책 읽기와 글쓰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던 누오예 씨는 자신만의 문체가 담긴 글과 독특한 사진 등으로 작가로 발돋움했다.(사진: 웨이보)

그녀가 가장 처음 글을 쓰고 수익을 얻기 시작한 것은 그가 자신의 웨이보(微博) 계정을 통해 일상이 담긴 사진과 짧은 문장을 적어 올리면서부터다. 이후 누오예 씨의 독특한 문체와 사진이 담은 분위기를 선호한 모 인터넷 광고 업체에서 그가 직접 촬영한 사진과 글 등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자신의 글과 사진을 통해 벌어들인 첫 수입은 단돈 70위안(한화 약 1만 2000원). 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의 작품의 가치를 높였고, 현재는 원고 한 건당 평균 5000위안(약 85만 원)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다른 유명 작가들이 펴낸 서적에 대한 코멘트와 추천서를 대신 작성하는 평론가이자, 각종 광고 회사의 홍보 문구를 적어주는 영역까지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녀는 가장 최근에 계약한 광고 카피를 통해 약 7000위안(약 12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누오예 씨는 “단 몇 줄의 문장을 쓰는 일이지만, 꽤 긴 시간과 치열한 고민을 거쳐야 했다”면서도 “하지만 평소 많은 양의 책을 수집하고, 읽는 것을 좋아했던 만큼 지금의 일이 내게 맞는 일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누 씨는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의 대부분을 재테크를 하는데 활용해오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틈날 때마다 베이징 외곽의 부동산과 주식 등 각종 재테크에 대한 정보를 찾고 이를 연구하는 습관이 생겼다. 

대중강연도 그녀의 주 수입원 중 하나다. 현재 누 씨는 청년을 돕는 창업 전문 컨설팅 업체 ‘촹예방(创业邦)’과 공동으로 ‘월 5만 위안을 버는 부업’이라는 이름의 창업 특강을 진행 중이다. 그녀의 강연을 수강한 학생의 누적 수는 약 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강의를 통해 그녀는 창업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행동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해오고 있다.

 

누오예 씨는 창업 강의 이외에도, 독특한 글쓰기 방식에 기반을 둔 칼럼니스트 양성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누오예 씨는 창업 강의 이외에도, 독특한 글쓰기 방식에 기반을 둔 칼럼니스트 양성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누 씨는 이런 강의들을 통해 자신이 걸어온 새로운 창업 방식을 전파하는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녀의 강의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창업에 도전한 사람들의 사례도 많다. 그녀는 결국 선택의 문제라고 말한다. 

“퇴근 후의 자유 시간을 어떤 방식과 생각으로 보내는지에 따라 미래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거예요. 직장 생활과 창업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한 저로서는 당연히 창업에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죠. 젊은이들이 조금 더 용기 있는 선택을 하길 바랍니다.”(누오예 씨)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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