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조절 들어간 中공산당 "정부 힘 빼고 창업자 자율성 높인다"
페이스 조절 들어간 中공산당 "정부 힘 빼고 창업자 자율성 높인다"
2019.11.28 15:35 by 제인린(Jane lin)

중국 공산당이 지난 8년 간 추진하던 청년창업 육성책이 변곡점에 도달했다. 진원지는 지난여름 발표한 대중창업 만중혁신심화 추진 방안이다. 중국 공산당 측은 이 발표를 통해 창업 시장 내에서의 정부 힘을 빼는 등 청년들이 주도할 수 있는 창업 시장 분위기 조성에 방점을 찍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중창업 만중혁신은 지난 2012년 중국 전역에서 실시된 국가급 경제 진흥 정책으로,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분야가 바로 청년 창업 시장의 확대였다.

 

‘대중창업 만중혁신’ 정책 심화를 위한 추가 조치를 공개하고 있는 리커창 총리의 모습.(사진:국가통계국 홈페이지)
‘대중창업 만중혁신’ 정책 심화를 위한 추가 조치를 공개하고 있는 리커창 총리의 모습.(사진: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이번 추진 조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정부 힘 빼기’라는 분석이다. 지금껏 중국의 창업시장은 온전히 정부의 힘과 의지로 끌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부 주도 대신 창업가들의 주도성과 자율성 등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로 최근 중국 창업 시장 내부에서는 정부의 지나친 개입과 시장 주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물론 정부 주도 정책이 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창업시장을 성장시켰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지나친 정부 개입이 일부 대도시 지역에게만 국한된 지원 정책을 낳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됐다. 자금과 인력, 여기에 정보 공유능력까지 부족한 중소 도시가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선전, 광둥성 일부 지역 등 거주 인구 수 2000만명 이상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별 ‘혁신구동발전전략’을 창업 진흥 정책의 주요 추진안으로 삼아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중창업 만중혁신 시범기지 구축사업’이었다. 중국 창업에 관심을 둔 이들이라면 익숙한 ‘중관촌 창업 특구’ 역시 이때 구획된 중국 최초의 창업 전용 시범 단지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본사가 위치한 중국 스타트업의 메카, 선전의 풍경(사진: StreetVJ/Shutterstock.com)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본사가 위치한 중국 스타트업의 메카, 선전의 풍경(사진: StreetVJ/Shutterstock.com)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추가 조치에서 마련된 정부안이 바로 ‘팡관푸(放管服)’다. 이는 창업 혁신 비용 절감과 정부 힘 빼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한 ‘경영환경 최적화 조례’라고 볼 수 있다. ‘팡관푸(放管服)’의 방점은 창업 시장에서 정부가 행사했던 권한을 시장의 자율성에 이양하고, 정부는 시장 내에서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부문에만 관여한다는 부분이다. 특히 창업 절차의 간소화하고 행정효율을 높이는 데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시행되는 ‘팡관푸’의 세부안은 각 지방 정부의 온라인 서비스 확대다. 타 지역에서의 창업 등록 및 세금 신고 관련 행정을 처리해도, 이를 자신의 출신지역에서 공유하도록 한 조치다. 이를 통해 창업가는 불필요한 절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신규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세무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창구 단일화 및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장 주체 간 이동이나 출구전략(exit) 절차도 보다 자유롭고 간편하게 지원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종이 없는(paperless) 세무업무 처리 방식을 도입, 연간 30만 장의 종이를 절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곧 창업가의 시간 및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내 다수의 언론에서 추가 조치 관련해 다양한 정책과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사진: 웨이보)
중국 내 다수의 언론에서 추가 조치 관련해 다양한 정책과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사진: 웨이보)

또, 창업 특구로 지정된 시범 기지 내 영세 창업 기업에 대한 혜택도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7월 기준, 중국에서 창업 시범기지로 등록한 거점 지역은 총 8곳에 달하는데, 기지 내에 입점해 운영 중인 영세기업에 대해 다양한 융자 혜택 등을 제공해 발전을 촉진시키겠다는 것. 이 같은 영세 기업에 대한 지원은 전반적인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큰 그림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내 영세기업은 전체 GDP의 60%, 세금의 50%, 고용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영세 기업을 중소기업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 중국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또한 영세 기업에 대한 지원은 곧 리스크 투자와 혁신 투자 등으로 이어지는 등 ‘대중창업 만중혁신’ 기지 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대중창업 만중혁신’ 플랫폼 구축으로 대・중・소기업 융통(融通) 발전도 동시에 추진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기업 융통 발전’의 주요 내용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자원 조성, 경험 및 데이터 공유 등을 펼치는 중소기업 육성 지원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다. ‘인터넷+’는 사회 전체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성과를 최대화하도록 지원하는 것. 특히 서비스산업 분야에 대한 부가가치를 증대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사업이다.

 

중국 내 살아있는 ‘창업 신화’로 꼽히는 마윈 알리바바 그룹 창업가(왼쪽)와 리커창 총리가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창업 전문지 ‘촹예방’)
중국 내 살아있는 ‘창업 신화’로 꼽히는 마윈 알리바바 그룹 창업가(왼쪽)와 리커창 총리가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창업 전문지 ‘촹예방’)

이 같은 정책들이 제대로 작동된다면, 향후 중국 창업 시장은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전망이다. 2019년 상반기 기준 중국 정부에 등록을 마친 신규 창업 기업의 수는 약 286만 곳. 일평균 무려 1만9000곳의 창업 기업이 중국 대륙 전역에서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조직들의 선전은 곧장 중국의 경제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푸링후이(付凌晖) 국가통계국 국장은 “행정 절차의 간소화와 정부의 권한 이양 등을 통한 창업 시장의 혁신은 적극적이며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젊은 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이는 청년 세대의 실업률을 낮추고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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