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Z’ 마케팅 방정식…세대 마케팅은 진짜 잘 먹히나?
‘XYZ’ 마케팅 방정식…세대 마케팅은 진짜 잘 먹히나?
2023.06.05 22:26 by 최태욱

최근 투자 받은 스타트업 리스트를 보다가 흥미로운 걸 하나 발견했어요. 산지직송 식자재 유통기업이었는데, 회사 소개에 굳이 ‘X세대 고객을 위한’이라는 수식어를 딱 붙이더라고요. ‘좋은 음식 먹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싶다가도, ‘건강 챙기는 40대 정도는 돼야 굳이 산지까지 찾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보니 ‘MZ세대’란 표현을 자주 접하는 곳 중 하나가 마케팅 영역인 것 같아요. 최근에는 ‘알파마케팅’이란 이름으로, 그 다음 세대까지 신경쓰더라고요. 알파는커녕, MZ에서도 아득히 멀어져버린 ‘아재’ 입장에선 소외감마저 느껴지는 듯해요. 그런데 이런 세대 마케팅,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특정 세대를 정조준하는 마케팅은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까?
특정 세대를 정조준하는 마케팅은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까?

| X부터 α까지, 각 세대의 특징은?
소위 ‘세대’를 특정하고 구분하는 기준은 다양해요. 갑작스레 등장하는 이슈에 따라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하죠. 90년대 후반에 등장한 ‘386세대’(30대‧80년대학번‧60년대생)나, 2010년대에 회자되기 시작한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 3가지를 포기한 세대)가 대표적이에요.

가장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XYZ로 이어지는 세대명이겠죠. 먼저 X세대, 필자도 이쯤에 속하는지라 반가우면서도 지겨운 이름이에요. 1965년부터 1980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로 소위 베이비붐 세대에서 바로 이어지는 계층이에요.

X세대는 풍요로부터 파생된 개성이 두드러져요. 우리나라가 고도 성장기를 거치는 시기와 이들의 유·청년기가 맞물리거든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분야를 막론하고 전에 없던 풍요가 허락됐던 시기죠. 이전 세대가 치열하게 먹고 사는 걱정을 했다면, 이들은 그 이상을 생각할 수 있었어요.

혹시 ‘오렌지족’이란 용어를 기억하시나요? 당대의 왜곡된 청춘문화를 지칭하던 이들 역시 넓게는 X세대에 속했죠.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의 대중문화가 90년대에 최전성기를 누렸던 것도 해당 세대의 특징과 무관하지 않을 거예요.

Y세대는 앞서 언급한 베이비부머들의 자녀 세대로 80~90년대 태생을 뜻해요. 우리나라에선 밀레니얼, 즉 M세대로도 불리죠. Y세대는 디지털 입문 세대에요. IT 정보기술의 발전시기와 맞물려 있죠. 지금은 일상이 되어버린 인터넷·모바일·SNS 등과 함께 커왔다고 해도 무방해요. 그러다보니 다소 과도기적 성향을 띠기도 해요. 온라인·오프라인이 중첩된 시기이며, 호황과 불황이 겹친 시기이기도 하죠. 개개인의 스펙은 그 어떤 시대보다 훌륭하지만, 취업은 좀처럼 쉽지 않은 딜레마를 체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요. ‘​N포 세대’(N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것도 이 무렵이고요.

최근 가장 많이 회자되는 세대는 역시 ‘MZ’겠죠? 앞에 Y세대와 그 이후, 그러니까 1990년 중반에서 2000년 사이에 출생한 Z세대를 합쳐 부르는 말이에요. 현재의 20~30대들로 소비층의 중심이다 보니, 유통업계에서 주로 타깃 삼는 계층이기도 해요.

MZ를 얘기할 때 흔히 가치소비나 미닝아웃(Meaning Out) 같은 용어가 따라 붙는데요. 그만큼 신념이나 소신이 특출난 세대라는 의미일 거예요. 사실 개인적으로 크게 체감하지는 못하지만, 세대를 구별하는 특징이라니 한 번 쯤 참고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콘텐츠 소비의 관점에서도 Z세대는 이전 세대와 다른 특징을 보여요. TV보다는 스마트폰과 스트리밍에 훨씬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연예인보다는 인플루언서에게 더 큰 영향을 받죠.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MZ대상 마케팅의 대세로 자리 잡은 이유에요.

‘알파세대’는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이들, 현재 시점에선 ‘미래세대’라 할 수 있는 친구들이에요. Y세대가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라면, 이들은 Y세대의 자녀 세대 쯤 되겠네요. 우리가 대변혁 혹은 혁신이라고 들떴던 것들, 이를테면 스마트폰, IoT, 인공지능, 로보틱스 같은 것들이 이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에요. 그만큼 기술 친화적이고, 이에 대한 응용력도 월등하겠죠.

아직 이들에겐 구매력은 없어요. 하지만 이들도 명실상부 마케팅의 중심이에요. 가치 소비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MZ세대가 이들의 부모이고, 그들이 기꺼이 자녀들을 위해 지갑을 여니까요. 최근에 ‘알파 마케팅’이란 용어가 꽤 자주 들리는 이유도 그래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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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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