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영균·박정위 교수팀이 인공 고관절 치환술에 사용되는 4세대 세라믹 관절면이 3세대보다 수술 후 탈구와 장기 재수술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조주희·강단비 교수와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인공 고관절 치환술 7만5475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4세대 세라믹 사용군은 3세대 사용군보다 탈구 위험이 약 30%, 전체 재수술 위험이 약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나 퇴행성 고관절염 등으로 손상된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수술 기법뿐 아니라 장기간 사용할 인공관절 재료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면이 마모되면서 발생한 미세 입자가 주변 뼈를 손상시키거나 인공관절을 느슨하게 만들면 재수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처음 도입된 세라믹 관절면은 재료와 제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세대를 거듭해왔다. 3세대 세라믹은 장기 추적 연구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여왔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세라믹 파손은 개선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손 위험을 낮춘 4세대 세라믹이 개발됐으나, 실제 임상에서 3세대보다 안전성과 장기 유지 성능이 우수한지를 대규모로 비교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에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시행된 인공 고관절 치환술 가운데 3세대 세라믹 사용 사례 3만1923건(42.3%)과 4세대 세라믹 사용 사례 4만3552건(57.7%) 등 총 7만5475건을 분석했다. 연령과 성별, 병원 유형, 수술 원인, 동반질환 등의 차이를 보정한 뒤 수술 후 탈구와 인공관절 주위 감염·골절 위험을 비교했다. 골반 쪽과 허벅지뼈 쪽 인공관절 부품의 재교체 및 전체 재수술 위험도 함께 평가했다.
분석 결과 수술 후 탈구 위험은 3세대 세라믹 사용군에서 더 높았다. 3세대 사용군의 수술 후 30일 이내 탈구 위험은 4세대 사용군보다 1.43배 높았으며, 이 같은 차이는 수술 후 1년까지 이어졌다. 반면 인공관절 주위 감염과 골절 발생 위험은 두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장기 재수술 위험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3세대 세라믹 사용군은 4세대 사용군보다 골반 쪽 인공관절 부품의 재교체 위험이 1.43배, 전체 재수술 위험이 1.36배 높았다. 재수술 없이 인공관절이 유지된 10년 생존율은 4세대 사용군이 96.5%로, 3세대 사용군의 94.9%보다 높았다.
이번 연구는 특정 연령이나 질환을 가진 환자군을 중심으로 진행된 기존 연구와 달리 국가 단위의 대규모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두 세대 세라믹의 임상 결과를 직접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공 고관절 관절면 선택에 참고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박정위 교수는 “인공 고관절 치환술에서 4세대 세라믹 사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4세대가 3세대보다 탈구와 재수술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4세대 세라믹은 2003년 도입돼 1994년부터 사용된 3세대보다 개별 환자의 추적 기간이 짧은 만큼 장기적인 임상 결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균 교수는 “인공 고관절은 장기간 사용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재수술 위험과 장기 예후를 함께 고려해 관절면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환자가 더 오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관절면 선택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고관절팀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와 퇴행성 고관절염 등 고관절 질환, 인공 고관절 치환술 및 고관절 골절 수술 등을 주제로 국내외 학술지에 42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관련 수술 집도 건수는 5000건 이상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국가 자료를 통해 4세대 세라믹의 임상 결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감염과 골절 위험에서는 세대 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고, 4세대 세라믹의 장기 추적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만큼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