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질병관리청과 함께 일본 보건당국에 칸디다 오리스(Candida auris) 감염관리 및 대응 사례를 공유했다. 양국은 의료기관 내 감염 예방과 진단·격리·치료 체계에 관한 경험을 교류하고, 국경 간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4일 일본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JIHS·Japan Institute for Health Security) 소속 전문가와 질병관리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감염관리 협력 회의와 병원 현장 견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일본의 칸디다 오리스 국가 감시체계 구축 준비에 맞춰 한국의 표본감시 운영체계와 상급종합병원의 감염관리·진단 역량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칸디다 오리스는 일부 항진균제에 내성을 보이고 의료환경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진균이다. 면역저하자나 중환자에게 침습성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높은 사망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 첫 보고 이후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졌으며, 최근에는 항진균제 내성과 의료기관 내 전파가 우려되는 CladeⅠ에 의한 침습성 감염과 집단발생 사례가 보고되면서 감시·관리 필요성이 커졌다.
질병관리청은 이에 대응해 올해 3월 29일부터 칸디다 오리스를 제4급 법정감염병인 의료관련감염병으로 지정하고 표본감시 및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이날 방문단은 정통령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 등 국내 방역 당국 관계자 5명과 마사히로 이시카네(Masahiro Ishikane) 감염내과 전문의를 포함한 일본 JIHS 소속 감염병·진단·역학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됐다.
서울성모병원은 회의에서 병원 의료 인프라를 소개하고 ▲임상미생물검사실 중심의 칸디다 오리스 진단 및 감시체계 ▲환자 관리와 유행 발생 시 대응 사례 ▲환자별 항진균제 치료 옵션 ▲질병관리청 민간위탁사업을 통한 균주의 항진균제 감수성 검사 및 유전형 분석 현황 등을 공유했다.
이어 방문단은 진단검사의학과 임상미생물검사실과 내과중환자실을 견학했다. 칸디다 오리스 동정 및 보균 선별 검사 과정부터 병동 내 환경관리, 환자 격리로 이어지는 감염 통제 절차를 살펴봤다.
양측은 이번 교류를 계기로 감염병 감시와 대응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곽승기 서울성모병원 진료부원장은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 안전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은 철저한 감염예방과 관리”라며 “이번 만남이 서울성모병원이 축적해 온 감염관리 노하우와 임상 경험을 일본 보건당국 전문가들과 나누는 뜻깊은 협력의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통령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한국 의료기관이 진단검사실부터 중환자 병동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해 칸디다 오리스를 신속·정확하게 선별하고 격리·치료하는 현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유익하다”며 “일본 의료현장에도 좋은 참고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양국 간 감염병 감시 및 대응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측 참석자인 마사히로 이시카네 감염내과 전문의는 “현재 일본은 칸디다 오리스에 대한 국가 감시체계 구축과 공중보건 위기대응을 준비하는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서울성모병원의 감염 예방·관리 체계와 감시망 운영 노하우, 다제내성 환자의 치료 옵션 경험을 현장에서 직접 배울 수 있어 뜻깊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신종 감염병 유행에 대응한 경험을 축적해 왔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돼 국민안심클리닉을 운영했으며,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서울시 코로나19 중증응급진료센터와 국민안심병원으로 동시 지정돼 중증 환자 치료를 담당했다.
진단검사의학과는 감염병 진단 역량을 인정받아 2025년 1월 질병관리청이 시범 지정한 ‘우수 감염병병원체 확인기관’에 선정됐다. 진단검사의학재단의 우수검사실 신임 인증도 획득하는 등 검사 정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교류는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경험을 국가 간 감염병 대응체계와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항진균제 내성과 의료기관 내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는 병원체에 대해서는 조기 진단과 신속한 격리, 지속적인 감시가 중요한 만큼, 양국의 정보 공유와 협력체계가 실제 현장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칸디다 오리스는 항진균제 내성과 의료기관 내 전파 가능성 때문에 환자 안전과 의료기관 감염관리 측면에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병원체다. 이번 교류는 국내 의료기관의 임상·진단 경험을 해외 보건당국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감염병의 국경 간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면 일회성 현장 방문을 넘어 균주 정보와 내성 양상, 감염 사례 등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실질적인 협력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