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학교병원 교수 연구팀이 척추 수술 후 통증 조절 효과를 유지하면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사용량을 최대 96% 줄일 수 있는 통증 관리법을 확인했다. 요추 유합술 환자에서는 수술 후 요폐 발생률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이재성)은 정형외과 송광섭·함대웅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강현 교수 연구팀이 척추 수술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진통법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척추 수술 후에는 통증 조절을 위해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오피오이드는 오심과 구토, 배뇨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간 사용 시 의존성 위험도 있어 통증 조절 효과를 유지하면서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요추관 협착증이나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단분절 요추 유합술 또는 감압술을 받은 환자 98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한 그룹에는 수술 중 경막외강에 국소마취제인 로피바카인(ropivacaine)을 한 차례 투여하고, 오피오이드가 포함되지 않은 정맥 자가통증조절법(IV-PCA)을 적용했다. 다른 그룹에는 기존 방식인 펜타닐 기반 정맥 자가통증조절법을 적용했다.
비교 결과 두 그룹의 수술 후 통증 조절 효과에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차이가 없었다. 반면 오피오이드 사용을 줄인 그룹에서는 펜타닐 사용량이 크게 감소했으며, 최대 감소 폭은 96%에 달했다.
부작용 측면에서는 수술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요추 유합술 환자군의 수술 후 요폐 발생률은 기존 펜타닐 기반 진통법을 적용한 그룹에서 32%였지만, 오피오이드 사용을 줄인 그룹에서는 4%로 낮아졌다. 반면 감압술 환자군에서는 두 그룹 간 합병증 발생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함대웅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경막외강에 국소마취제를 한 차례 투여하고 오피오이드가 포함되지 않은 정맥 자가통증조절법을 병행하면 통증 조절 효과를 유지하면서 펜타닐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특히 요추 유합술 환자에서는 수술 후 요폐 발생률도 낮아져 마약성 진통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통증 관리 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정형외과 학술지 ‘Clinic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해당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정형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KOA 2026)’에서 학술장려상(임상)을 수상했다.
이번 연구는 척추 수술 후 통증 관리에서 오피오이드 사용량을 줄이는 다중 방식의 진통 전략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요추 유합술 환자에서 요폐 발생률 감소가 확인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연구 대상과 수술 유형이 제한적인 만큼, 실제 임상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를 통한 효과와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
수술 후 통증 관리는 환자의 회복과 입원 기간, 의료진의 치료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 연구는 통증 조절 효과를 유지하면서 오피오이드 사용량을 줄이고 일부 환자군에서 요폐 발생률 감소 가능성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수술 종류에 따라 부작용 감소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 만큼, 환자 상태와 수술 유형에 따른 맞춤형 진통 전략을 정립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