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유니클로’
휘청이는 ‘유니클로’
2016.12.01 18:23 by 쉬운 남자

올해 8월, 유니클로는 창사 이래 첫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인 'The Science of Lifewear'을 집행했습니다. 히트상품의 홍보를 넘어, ‘우리가 옷을 왜 입어야 하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물음을 던지고 이에 답하는 콘셉트였죠. 이 영상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글로벌 브랜드로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습니다.

 

 

유니클로의 'The Science of Lifewear' 캠페인

아이러니한 건, 이런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유니클로 브랜드 관리에는 적색경보가 켜진 상황이란 점입니다. 아시아 최고의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앞에 어떤 위기 상황들을 놓여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Humphery/shutterstock.com)

전 세계의 눈총을 받는 패스트패션

유니클로의 가장 큰 차별점은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Brand)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SPA 브랜드는 자사가 직접 기획부터, 제작·생산·유통을 맡아 관리하는 브랜드를 일컫는 용어죠. 유니클로 외에도 GAP, ZARA, H&M, 지오다노 등이 유명합니다. SPA 브랜드들은 이러한 자신들만의 특성을 살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시장에 출시했고, 소비자의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여세를 몰아 ‘패스트패션’을 새로운 카테고리까지 만들어냈죠. 빠르고 저렴하게 바꿔 입는 패션을 일컫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가 바로 유니클로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유니클로를 만들어준 패스트패션은 최근 치명적인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패스트 패션의 빠르고 신속한 제품 출시는 과도한 노동력 착취를 불러왔고, 전 세계 곳곳에서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점차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의류 폐기물의 증가를 유발하여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죠. 패스트패션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큰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니클로의 슬로건 ‘LIFEWEAR’(우리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옷을 만든다’라는 의미를 지님)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아직 물음표입니다.

빠르고 신속한 제품 출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았다.(사진: EBS다큐, ‘하나뿐인 지구_ 패스트 패션이 말해주지 않는 것들’ 中에서)

유니클로, 저가격 고품질의 본질이 흔들리다

저가격 고품질로 유명한 유니클로지만, 2014년부터는 지속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유니클로 측은 엔고 현상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 밝혔지만, 이런 결정에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한몫했죠. 가격이 올라가도 소비자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말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냉담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점차 유니클로에 등을 돌리게 되었고, 올해 4월에는 작년 8월 대비 주가가 50% 넘게 하락하는 상황까지 오게 됩니다. 이에 유니클로의 CEO인 야나기 다다시 회장은 부랴부랴 가격 인상이 실수였음을 발표하고 다시금 전 품목의 가격 인하를 시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소비자들은 떠나갔고, 1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고품질 저가격 제품으로 쌓아온 신뢰는 모두 날아가 버린 뒤였습니다. 유니클로 제품에 대한 가격 민감도가 올라간 상황에서 유니클로는 고품질 저가격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만들 수 있을까요? 유니클로 브랜드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현재 상황입니다. 

(사진:Sorbis/shutterstock.com)

글로벌 시장에 유니클로의 자리는 있을까?

마케팅에 ‘포지셔닝’이라는 단어를 처음 도입한 경영학자인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가 저술한 마케팅 저서인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는 ‘이원성의 법칙’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법칙은 시장은 결국 두 개의 브랜드 싸움으로 굳혀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죠. 코카콜라와 펩시, 갤럭시와 아이폰, 호날두와 메시를 떠올리면 그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마케팅 원리에 따라 브랜드들은 이 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경쟁하고, 이 두 자리에 올라오지 못한 브랜드들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을 기울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죠.

유니클로가 한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독주를 달렸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ZARA, H&M에 이은 3위 기업입니다. ‘이원성의 법칙’을 적용하면 브랜드 관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 대한 반영인지 최근 유니클로는 미국 내 43개 매장 중 5개 매장을 철수하며 사업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니클로는 어떠한 브랜드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유니클로의 해답은 처음 시작된 글로벌 캠페인이었습니다. 더욱 적극적으로 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히트텍은 분명 히트였다 (사진: 유니클로 광고 캡쳐_www.tvcf.co.kr/YCf/V.asp?Code=A000296681)

GU, 아군인가 적군인가?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일본에선 GU라는 초저가 SPA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기존 SPA 브랜드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브랜드로서, 990엔 청바지를 대표 상품으로 일본 시장은 물론 해외까지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GU가 유니클로에게 큰 고민이 되는 이유는, GU가 유니클로의 서브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사진:패스트리테일링_www.fastretailing.com)

GU는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에서 2006년에 만든 브랜드입니다. 유니클로와 함께 저가 상품을 컨셉트로 시장에서 성장했죠. GU 브랜드 초창기의 목표는 유니클로의 유통망을 이용하여, 유니클로와 겹치지 않는 초저가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었습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전략은 유효했습니다. GU는 유니클로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니클로의 고객층이 GU로 이동하는 흐름이 생겨났던 것이죠. 즉, 자기 시장잠식 효과인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욱이 가격 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켰습니다. 유니클로와 GU, 앞으로 공존이 가능할까요? 유니클로의 고민이 하나 더 늘게 되었습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였던 지난 11월 11일. 유니클로는 올해도 어김없이 막대한 매출액(외국 기업 중 2위)을 기록하며 전 세계에 브랜드 파워를 보여줬습니다. 그 누구도 유니클로가 최고의 패션 브랜드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과연 유니클로가 이 위기를 넘어서 브랜드 파워를 고수해 나갈 수 있을까요? 전 세계의 이목이 유니클로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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