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정말 부하직원 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까?
리더는 정말 부하직원 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까?
2019.06.19 16:48 by 문태용

혹자는 능력 있는 리더가 사업 전반을 관리하면 성과가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또 이들은 리더라면 당연히 남들보다 많은 업무를 해야 한다고 믿는다. 실제로 많은 경영자가 부하직원을 못미더워해 혼자 조직의 너무 많은 부분을 관리하려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주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한다.

'높은 자리에 있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를 거다. 조직을 일일히 신경쓰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그런데 이런 리더의 부하직원들이 실제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리더가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조직원이 힘들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몇몇 연구에 따르면 조직 전반에 통제력을 행사하려는 관리자 밑에 있는 직원들은 동기부여는 물론이고, 정작 리더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무원들의 직위와 스트레스에 관한 영국의 '화이트 홀(영국의 트라팔가 광장에서 국회의사당까지 이르는 거리를 일컫는 이름)' 연구는 고위층으로 갈수록 높은 책임감으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통념을 부인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연구진은 건강보험료를 받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측정하였는데,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척도가 직무에 따른 부담감이 아니라 직원이 하루 종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느끼는 권한의 정도였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그들은 직무가 요구하는 노력 그 자체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들인 노력과 체감하는 보상 사이의 불균형이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하버드와 스탠포드의 연구진이 2012년 진행한 하버드 MBA 고위 경영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위의 주장을 더욱 뒷받침해준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의 코르티솔(스트레스를 받을 때 신체가 분비하는 호르몬) 수치를 그들이 속한 조직에서 최고 자리까지 오르지 못한 직원들의 수치와 비교하였는데 대체로 리더들이 그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보다 스트레스 수준이 낮았다. 스탠포드 뉴스 서비스사의 '맥스 맥클루어(matthew mcclure)'는 연구결과를 알리며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했다.

"자기 인생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느낌이, 높은 사회적 지위에 수반되는 책임 증가를 상쇄하고도 남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개인의 자율권이 동기부여와 스트레스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 자율권의 보장이 정말 업무성과에도 영향을 끼칠까? 심리학자들은 개인이 처한 특정한 상황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릴수록 더 많은 동기를 얻고, 일과 삶에서 효능감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 '자기결정 이론'이라 하는데 『상식 밖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댄 애리얼리(Dan Ariely)가 진행한 실험은 '자기결정 이론'에 따른 업무성과에 대한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댄 애리얼리는 세 명의 동료 경제학자들과 함께 인도 마두라이에서 인센티브 효과에 관한 실험을 했다. 이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알고리즘 작업(algorithmic work), 다른 한쪽에는 휴리스틱 작업(heuristic work)을 할당했다. 댄과 동료들은 인도에서 실험을 진행하며 복잡한 휴리스틱 작업을 완수해야 하는 그룹에게는 하루 일당 수준의 적은 보상을 주었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2주 급여에 해당하는 중간 정도의 보상, 마지막 그룹에게는 5개월치의 많은 보상을 지급했다. 

※ 알고리즘 작업과 휴리스틱 작업

알고리즘 작업 - 단순한 공식을 적용할 수 있는 일 - '단순성 영역' (제품 생산 라인이나 가구 부품 조립 등)

휴리스틱 작업 - 무조건'이라는 변치 않는 규칙은 없음-  '복잡성 영역'(초상화를 그리거나 사업을 발전시키는 방법, 응용이나 다양한 방법들)

연구진은 인센티브 효과에 대한 일반 상식에서 볼 때, 금전적 보상이 늘어날수록 성과가 좋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하루 일당을 받은 그룹보다 2주 급여를 받은 그룹의 성과가 낮았고, 2주 급여를 받은 그룹보다 5개월 급여를 받은 그룹의 성과가 낮았다. 피실험자들은 보수가 늘어날수록 철자가 뒤죽박죽인 말을 제대로 정리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순전히 돈으로 동기를 자극했더니 오히려 작업의 질이 낮아졌으면 일의 가치 또한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자기결정이론'에 따르면 외재적 동기(=인센티브)가 내재적 동기(=성취욕)을 앞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외부 보상이 개인의 자율권에 통제력을 발휘하면서 동기부여와 성과의 저하를 가져온 것이다. 

다른 실험에서 연구팀은 화가를 관찰했는데 그림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경우 작품의 질이 실제로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의뢰받은 일을 할 때는 의뢰받지 않은 일을 할 때보다 확연히 창의성이 떨어졌고, 기술적으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화가들아 의뢰받은 일을 할 때 그렇지 않은 일을 할 때보다 억지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댄 애리얼리의 연구팀의 실험 결과는 외부적 동기(인센티브 제도 등)를 부여해도 개인이 내적으로 동기부여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개인의 성과나 창의성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구글이 진행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는 개인뿐 아니라 팀 단위의 자율적 분위기도 조직의 성과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구글 내 여러 팀을 관찰 한 결과 업무 효율이 높은 팀에서 학업이나 개개인의 성격 등 눈에 띄는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팀 단위의 공동체적 성격으로 눈을 돌리자, 경직된 분위기의 팀과 자유로운 분위기의 팀이 업무 효율도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개개인이 아닌 집단 지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때로 통제되거나 경직된 상황에 부딪혔을 때 리더의 발 빠른 통제는 단기적으로 유리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율적인 특성을 갖춘 팀이 더욱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조직이 급박한 상황에서는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가 조직을 휘어잡고 단기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팀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보장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유도해 집단지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자율성에 대한 여러 연구와 사례는 조직원들이 스스로에 대한 통제권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의 집단지성(=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데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런 자율권에 따른 동기부여를 기업 문화로 정착시켜 탁월한 성과를 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해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명한 넷플릭스나 최근 유니콘 기업으로 떠오른 토스의 경우도 조직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자율권을 부여해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럼 이런 조직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까? 대게 자율성이 높은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권한을 위임하는 대신 엄격한 기준이 존재한다. 이들은 대부분 업무상 높은 성과와 투명성을 요구받으며, 이에 부합하지 못하면 내쳐지거나 스스로 견디지 못해 조직에서 이탈한다. 그러나 눈여겨볼 점은 이런 조직에 소속된 이들은 높은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그 안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도 '성취욕'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침고 문헌>

Dan Ariely, Uri Gneezy, George Lowenstein, and Nina Mazar, 'Large Stakes and Big Mistakes', Federal Reserve Bank of Boston Working Paper No. 05 - 11, July 23, 2005

 

위즈앤비즈 문태용 에디터와 더퍼스트미디어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필자소개
문태용

비즈니스 전문 블로그 운영. 건강한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디지털 미디어 마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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