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왜 음식 배달까지 하려는 걸까?
쿠팡은 왜 음식 배달까지 하려는 걸까?
2019.08.20 17:40 by 곽팀장

현재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배달 앱 시장에 '쿠팡이츠'가 진출한다고 합니다. 이미 강력한 선두주자들이 자리 잡은 시장에 쿠팡은 왜 후발주자로 배달 시장까지 넘보는 걸까요?

 

쿠팡이츠의 진출 선언.(사진: )
쿠팡이츠의 진출 선언.(사진: 쿠팡이츠)

|쿠팡이츠가 배달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쉽게 생각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겠지만, 왜 하필 ‘배달’ 시장일까요? 쿠팡이 몸담고 있는 소셜커머스 시장에 힌트가 있습니다. 소셜커머스라는 비즈니스는 우수한 제품을 선정해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는 일종의 ‘중개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셜커머스 초기를 생각해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할인쿠폰과 끝없는 가격경쟁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소셜 커머스 3사는 빅 모델을 통해 고객의 인식 우위를 점하고자 브랜딩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쿠팡의 전지현, 티몬의 수지, 위메프의 정우성이 대표적인 예시죠.

그렇다면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업체는 무엇일까요? 사실 가격이 가장 저렴한 업체일 것입니다. 그만큼 이 시장은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와 로열티가 낮습니다. 결국 소셜커머스는 판매자의 물건을 판매하면서 이윤을 남기는 모델인데, 판매자들이 책정한 제품 가격은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가격을 얼마나 할인할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 관점에서는 결국 할인율만큼의 손실을 브랜드에서 부담해야 합니다. 결국 누구 하나는 떨어져 나가야 끝이 나는 마이너스 게임이라는 거죠.

이에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더 이상 '가격 할인'이 아닌 다른 경쟁력이 필요해졌습니다.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유통적 차별점을, 티몬은 신선식품, 위메프는 반값 특가 등으로 자신들만의 이슈를 만들면서 고객의 인식을 놓치지 않고자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쿠팡은 손정의 회장의 자본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켓배송에 대한 호응 덕분으로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로켓배송하면 ‘쿠팡맨’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쿠팡맨은 정규직도 있지만 일반인이 아르바이트 형태로 배송하는 '쿠팡 플렉스'도 있습니다. 쿠팡은 쿠팡 플렉스로 일반인 30만 명을 배송기사로 고용했으며, 그만큼 충분한 고객의 주문량을 기반으로 로켓배송의 모델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여기까지의 과정을 거쳐 쿠팡이 확보한 자산은 '유통에 대한 노하우'입니다. 30만 명의 배송인력 운용 경험, 로켓배송으로 전국의 물류 시스템에 대한 이해, 오랜 기간 쟁쟁한 커머스 사업자들과 경쟁하면서 얻어진 경험 등이 그것이죠. 결국 대한민국 유통시장을 점령해 아마존처럼 독자적인 커머스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쿠팡의 최종 목표라는 추측은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이제 배달 앱 시장을 한 번 들여다볼까요? 배달 앱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국 자영업자(판매자)들의 판매 제품을 다시 고객에게 유통해서 판매하는 모델입니다. 사실상 유통의 방식만 조금 다를 뿐 소셜 커머스 모델과 비슷합니다. 더 나아가 현재 배달 앱 시장 상황을 들여다보면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계속해서 가격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더라도 직접 그들이 서비스의 질에 관여해 경쟁력을 가지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배달의 민족이 자장면 가격을 할인해줄 수는 있어도 자장면의 맛까지 관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위메프·티몬·쿠팡이 치열하게 싸우며 결국 쿠팡이 로켓배송이라는 유통적 차별점으로 우위에 올라섰습니다. 쿠팡은 스스로의 유통적 강점을 다시 한 번 배달 앱 시장에 적용해 선두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기존 주자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사진: 배달의 민족, 요기요)
기존 주자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사진: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민과 요기요는 어떻게 될까?
배달의 민족은 현재 배달 앱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선두주자입니다. 배민은 과거 전단지와 전화로 배달 주문을 하던 문화를 간편한 앱 하나로 대체해 패러다임을 바꿔버렸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이용 대가로 판매자에게 수수료가 발생하고 최소 주문금액과 배달비 등 가격 인상의 여지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동안 고객에게 쿠폰과 할인 혜택을 많이 제공했지만, 배달 앱이 없던 그 시절보다는 전반적으로 주문 비용이 상승했다는 거죠.

물론 물가 상승의 요인도 있을 것이며 꼭 배민이 아니어도 배달 앱의 등장은 필연적인 흐름이었을 것입니다. 배민도 3000억 이상을 투자 받은 거대 기업이 됐지만 쿠팡의 자본력에 비하면 차이가 큽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가격 할인에만 매몰되면 먼저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요기요의 경우 독일 본사인 '딜리버리 히어로'를 매각하고 한국 시장에만 올인하려 할만큼 의지가 강했는데, 난데없이 쿠팡이츠가 들어온다는 겁니다. 따라서 배민과 요기요는 쿠팡이츠의 진출로 굉장히 난처한 입장이 됐죠.

쿠팡이츠가 배달 앱 시장에 진출하면서 공약한 사항은 크게 2가지입니다.
1)최소 주문금액을 두지 않겠다
2) 배달비를 받지 않겠다

두 혜택은 모두 현재 배달 앱 시장의 고객 'Pain point'를 겨냥한 것입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중요하지만 판매자는 소수이고 구매자는 다수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배민과 요기요 역시 멤버십 제도를 매력적으로 개선하거나 리워드를 높여주는 등 다양한 형태로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달비도, 최소주문금액도 없다는 쿠팡이츠.(사진: 쿠팡이츠)
배달비도, 최소주문금액도 없다는 쿠팡이츠.(사진: 쿠팡이츠)

|고객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마켓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객은 당분간 ‘고래 싸움에 새우 배부른’ 상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서열 싸움은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쿠팡이츠는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2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구나 얼마 전 배민은 연예인 쿠폰 이슈로 홍역을 치르면서 충성고객이 이탈하고 지지층 기반이 약해진 상태죠.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힘을 싣는 지점이 올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그동안 고객들이 배달의 민족을 이용한 이유는 가격적인 혜택보다도 호감을 주는 마케팅 활동과 브랜딩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배달 앱이어도 배달의 민족을 이용한 것인데, 이마저도 쿠팡이츠가 굉장히 큰 혜택을 준다고 하면 결국 그동안 쌓아온 브랜딩 활동도 무색해지게 됩니다. 결국 배달 앱 비즈니스 모델은 '중개' 서비스기 때문이죠. 최근에 'TOSS'처럼 독자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한 서비스가 아니고서는 비즈니스 코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쿠팡이츠의 시장 진입, 판매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쿠팡이츠의 시장 진입, 판매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판매자는 쿠팡이츠로 이득을 볼까?
판매자들은 쿠팡이츠의 시장 진출로 주문량이 늘어나고 매출이 늘어날까요? 쿠팡이츠라는 '디지털 배달원'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지, 배달 주문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별 흥미를 못 느끼더라도 앞서 매력적인 혜택으로 고객들이 쿠팡이츠를 많이 찾게 된다면 입점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고객에게 제공되는 파격적인 혜택은 아마도 판매자 측의 수수료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일시적으로는 판매자에게도 프로모션 정책을 취하겠지만, 장기적으로 고객의 혜택과 판매자의 부담이 가격 인상의 요소가 돼 부메랑처럼 돌아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결국 네트워크 마케팅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플랫폼을 사용 중인 사용자 그룹과 플랫폼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그룹이 있다고 하면, 더 많은 쪽이 주류과 되고 적은 쪽은 비주류가 되는 것이죠.

카카오톡이 출시될 시기, 기존 문자메세지도 있는데 뭐하러 카카오톡을 써야 하냐는 반응이 있었죠. 그러나 다시 카카오택시와 티맵택시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간다는 상상을 해보면 끔찍합니다. 결국에는 플랫폼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서서히 어색해지게끔 만드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 때문인지 아니면 2만 원 시대를 맞이한 치킨값 때문인지 배달 주문을 하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누구를 위한 '배달 앱'일까? 배달 시장은 사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자들이 과거 전단지 책처럼 연합해 배달 앱을 보이콧하고 그들 스스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앱 등으로 고객을 유치한다면 충분히 흔들 수도 있는 시장입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하루하루 생계가 걸려있는 일이기에 누가 나서서 뾰족하게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얼마 전 타다 택시 문제로 택시 기사들이 연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각자가 활동하는 지역과 소속이 달라도 결국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음식 배달의 경우에는 활동 지역과 고객, 서비스의 내용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사실상 단체행동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쿠팡이츠 어플리케이션.(사진: 쿠팡이츠)
쿠팡이츠 어플리케이션.(사진: 쿠팡이츠)

마지막으로 요점을 다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쿠팡이츠는 굉장히 파격적인 고객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만전을 기하게 될 것
2) 선두인 배민과 2위 요기요는 다양한 혜택과 리워드를 통해 '고객 붙잡기'에 최선을 다할 것
3) 구매자들은 사업자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당분간 '최대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
4) 판매자들은 쿠팡이츠가 진출해도 주문 수요는 정해져있기에 '판매채널'이 추가된 정도이나 이후에 고객에게 돌아간 파격적인 혜택은 판매자의 수수료 부담과 가격 인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
 5) 쿠팡이 배달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유통 상의 강점과 자산을 만들어놨기 때문이고, 변별력 제공이 어려운 배달 앱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쿠팡의 유통적 자산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

지금까지 쿠팡이츠가 배달 앱 시장에 진출하면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알아봤습니다. 돈이 돈을 부르는 시대에 '굴러 들어온 돌'과 '박힌 돌'의 해법이 궁금해지는, 디지털 시대의 시선이었습니다.

 

※본 콘텐츠는 곽태영(http://brunch.co.kr/@kty0613) 마케팅 칼럼니스트와 더퍼스트미디어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필자소개
곽팀장

9년차 디지털 마케터 & 마케팅 칼럼니스트 brunch.co.kr/@kty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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